마이클 틸슨 토머스 "클래식은 사람의 생각을 코딩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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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틸튼

마이클 틸슨 토마스(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이후 가장 말 잘 하는 지휘자. 마이클 틸슨 토마스(MTT)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를 22년 동안 이끌면서 교육 프로그램 ‘키핑 스코어’로 히트를 했다. 작곡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한 친절하면서도 깊이있는 해석이 방송사 PBS를 통해 나가면서 ‘제 2의 번스타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이클 틸튼 토마스(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지휘자)

마이클 틸슨 토마스(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지휘자)

8일 오전 열린 서울 기자간담회에서도 MTT의 화법은 예사롭지 않았다. 유머와 깊이, 예의와 재미가 공존했던 그의 말을 소개한다.

말 잘하는 지휘자가 남긴 말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에 대해) “좋은 오케스트라가 된다는 건 정말 큰 실내악 팀이 되는 것과 같다. 이끌고 따라가고, 독주를 하거나 반주를 한다. 마법이 일어난다.”

-(스트라빈스키에 대해) “LA에서 11세에 스트라빈스키가 지휘하는 것을 봤다. 한번은 하프시코드를 연습하고 있는데 어깨 뒤에서 그가 바라보고 있었다. ‘세상에! 스트라빈스키야!’ 그후로 나는 리허설 때 내가 가지고 왔던 민트 티를 한 잔 스트라빈스키에게 따라줬다. 그 후로 그는 나만 보면 ‘차는 어딨지?’하고 묻곤 했다.”

-(말러에 대해) “그는 아주 개인적인 감정에서 아주 거대한 교향곡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어린 시절 LA 서점가에서 말러의 부인 알마 말러를 만났는데 나에게 반한 것 같았다. 이 말은 꼭 통역해달라.”

-(클래식 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 대해) “클래식 음악은 사람의 생각을 코딩하는 가장 오래된 전통이다. 음의 다양한 요소, 즉 높낮이ㆍ길이 등을 가지고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한다. 클래식 음악은 더 이상 멜로디ㆍ하모니에 대한 것이 아니다.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하는 말러의 작품에 대해) “삶에는 좌절ㆍ분노ㆍ실망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삶의 아름다움ㆍ귀중함ㆍ경이로움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이게 말러의 교향곡에 흐르고 있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MTT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공연은 1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쇼팽 협주곡 2번을 협연하고 오케스트라가 말러 교향곡 1번을 들려준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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