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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어엔 없는 존댓말 매력에 한국어 전도사 됐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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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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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어에는 없는 존댓말이 한국어의 가장 큰 매력 같아요. 한국이 동방예의지국이라는 걸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태국 국립대 한국어학 교수 탐마차이
88올림픽‘손에 손잡고’첫 호기심
한국어학과 만들고 일반인 강좌도

태국 방콕의 국립 씨나카린위롯대에서 한국어학을 가르치는 씨티니 탐마차이(43·사진) 교수는 한국어 전도사로 통한다. 1997년 한국 정부 초청으로 서울대에 유학 와 국어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2001년 귀국했다. 이어 2003년엔 재직 중이던 씨나카린위롯대에 한국어학과를 개설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중2였던 그는 개막식에서 흘러나오는 ‘손에 손잡고’를 영어로 따라 부르며 한국어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결심한 이유도 TV로 접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서다. 그는 “동그라미·네모·세모처럼 보이는 문자가 어떻게 조합돼 언어가 되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으로 유학 가서 뭐하느냐”는 부정적 시각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갈 땐 상황이 전혀 달라져 있었다. 방콕 시내 여기저기서 한국 노래가 흘러나왔고, 한국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한국어학과가 있는 대학이 2003년 3개였으나 현재 11개로 늘었다. 또 2018학년도부터 태국 대학입학시험에서 한국어도 제2외국어로 선택할 수 있다.

탐마차이 교수는 5~6년 전부터 일반인 대상 한국어 강의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어 과외를 받고 싶다”는 직장인, 중·고생의 요청으로 문을 연 주말 어학당은 현재 수강자가 100명이 넘는다. 그는 “한국어를 배우길 희망하는 태국인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교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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