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훈·김선애, 중앙서울마라톤 국내 남녀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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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중앙서울마라톤대회. 조문규 기자

국내 남자 엘리트 부문에서는 김재훈(27·한국전력)이 우승을 차지했다.

김재훈은 이날 2시간18분48초 기록으로 국내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체 11위 기록이다. 우승 상금은 1000만원. 김재훈은 중앙서울마라톤 대회와 인연이 깊다. 이번 대회에서 올해 첫 풀코스 우승을 차지했고, 2011년 대회에서는 2시간17분48초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김재훈은 "우승은 기쁘지만 기대했던만큼 기록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김재훈은 지난해 9월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그는 "경찰청에는 따로 코칭 스태프가 없어서 선수들끼리 자율적으로 훈련했다"며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제대 후 컨디션이 쉽게 올라오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풀코스 완주에 도전했지만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기권했다. 그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기록 단축에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김재룡 한국전력 감독은 "리우 올림픽 마라톤에서 한국 선수들의 성적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사명감을 가지고 훈련량을 대폭 늘려 선수들의 기록을 2시간10분대로 당기겠다"고 했다.

여자 엘리트 부문에서는 '백전의 노장' 김선애(38·SH공사)가 2시간44분13초로 우승했다. 김선애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국내 여자 선수 16명 중 박고은(40·경남양산시체육회)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았다. 김선애는 "1등은 기대도 안했다. 감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 불참도 고려했는데 우승해서 뿌듯하다"고 했다.

1997년에 처음으로 풀코스를 뛴 김선애는 2003년 결혼과 동시에 은퇴했다. 딸·아들을 낳아 키우면서 지도자의 길을 걷던 중 2009년 전국체전을 통해 선수로 복귀했다. 그는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다시 달리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그런데 복귀 후의 성적이 훨씬 좋다"고 좋아했다. 김선애는 만 36세에 개인 최고 기록인 2시간34분19초(2014년 대구국제마라톤대회)를 세웠다. 이성복 SH공사 감독은 "마라톤은 성실한 훈련이 제일 중요한데 김선애는 애 둘을 키우면서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했다.

남자 휠체어에서 일본인 와타나베 쇼(25)가 우승을 차지했다. 1시간33분5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와타나베는 중앙서울마라톤에 처음 참가해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1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가 되는 장애를 얻은 와타나베는 고교 때까지 야구부 활동을 열심히 했던 열혈 스포츠맨이었다. 그는 장애를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고 이듬해 휠체어 마라톤에 도전했다.

와타나베는 휠체어 트랙 T54등급(장애 정도에 따라 나눈 등급)이다. 타고난 운동신경이 좋은 와타나베는 휠체어 마라톤 입문 일 년 만인 2013년 국제 대회에서 1시간30분51초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여개의 국제 대회에 참가한 와타나베는 "앞으로 4년간 대회 경험을 많이 쌓아서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한국 장애인 육상 간판인 홍석만(40·T53등급)은 1시간36분57초로 2위에 올랐다. 7명의 국내 참가 선수 가운데에선 1위의 성적을 거뒀다. 그는 지난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에선 100·200m금메달을 땄고,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선 400m를 석권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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