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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탤런트 7명 자유출연 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KBS와 MBC-TV의 주연급 남자탤런트7명이 15일낮 무더기로 자유출연을 선언했다. KBS의 홍요섭·임혁주·강석우·정한용·유동근, MBC의 길용우. 임영규는 이날 『뜻을 같이하는 동료탤런트들의 입장을 대신해 우선 우리7명이 자유출연에 앞장서겠다』는 의사를 방송사측에 전했다.
지금까지 탤런트들이 개별적으로 자유출연을 선언한 예는 종종 있어왔고 그것도 대부분 타방송사의 「배역제공」에 따른 변명의 성격에서 이루어져왔으나 이번처럼 탤런트들이 「자발적」으로 「집단의사」를 표시한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80년 방송통폐합이후 외형적으로는 폐지된 탤런트전속제는 그러나 ▲시청률경쟁을 위해 인기탤런트를 묶어두겠다는 방송사측의 태도와 ▲탤런트들 역시 특정방송사에 안주함으로써 고정배역을 얻겠다는 태도등때문에 지금까지도 실질적인 구속력을 발회해왔다 .따라서 타방송사에 출연하는 탤런트들은 대부분 「이적」으로 간주, 유·무형의 제재가 뒤따랐었다.
그러나 지난해 드라머 전작제·외부제작제등이 활성화되는 것을 계기로 「작품이 좋으면 특정방송사를 가릴 필요가 없다」는 탤런트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기 시작, 올해초 KBS 탤런트 차화연·노주현이 MBC새주말극 『사랑과 야망』에, MBC탤런트 박원숙과 길용우가 KBS 새주간극『큰형수』와 새일일극『사모곡』(2월방영)에 각각 출연하면서 「자유출연선언」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같은 움직임이 이번 「집단의사표시」에 큰 자극을 준것.
이같은 탤런트 자유출연제에대해 방송사측에서는 「불가피한 추세」라며 감수(?)하려는 입장. 자유출연제는 ▲우선 계약을 통해 작품에 출연함으로써 실력있는 탤런트들이 배역우선권을 갖게됨에 따라 연기의 질이 향상되고 ▲탤런트들의 입장을 무시한 캐스팅을 탈피, 드라머의 개성을 중시한 출연진 구성이 크게 확대됨에따라 겹치기 출연등의 폐단이 없어지며 동시에 브라운관의 신선함을 꾀할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고 있다.
그러나 ▲방송사측에서 소위 「키워온」 탤런트들이 방출(?)됨에 따라 탤런트들과 방송사간의 미묘한 갈등과 이에따른 배역선정상의 혼란 ▲적자생존식의 연기경쟁에 따라 비선택그룹으로 전락할 탤런트들의 집단반발등도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방송사측에서는 『이같은 추세는 드라머발전을 위해 환영해야할 성격의 것이며 따라서 자유출연선언을한 탤런트들에게 종전처럼 불이익을 가할 의사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우선 양방송사간의 합리적인 합의가 뒤따라야 자유출연제의 강점이 실효를 거둘수 있을것』이라는 신중론을 펴고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탤런트의 전속제는 사실상 거의 폐지된 것이며 이제는 탤런트들과 방송사, 방송사와 방송사간의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질 차례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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