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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되면 맏딸 실세특보, 심복 비서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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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대선 막판에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트럼프 정권은 ‘심복 정권’ ‘가족 정권’ ‘아웃사이더 정권’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3일(현지시간) “워싱턴 제도권과 공화당 베테랑들이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는 아웃사이더와 신참들, 일단의 충성파들에게 의지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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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방카 트럼프, 코리 루언다우스키, 스티븐 배넌, 켈리엔 콘웨이.

폴리티코의 예측에 따르면 맏딸 이방카는 직책을 맡든 맡지 않든 트럼프의 실세 특보로 유력하다. 이방카는 트럼프의 ‘가족 정치’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방카의 강력한 설득으로 트럼프는 육아수당에 대한 세금 공제와 출산 유급 휴가를 공약에 포함시켰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인선 예측
“공화당 베테랑들이 거리 두자
트럼프, 신참·충성파들에 의지”
클린턴 건강이상설 등 음모 생산
스티븐 배넌도 보좌관 맡을 가능성

이방카와 남편 제라드 쿠시너, 트럼프의 아들 에릭, 도널드 주니어는 대선전 고비마다 트럼프에게 직접 조언해 온 핵심 그룹이다. 특히 이방카는 급할 땐 트럼프를 대신해 언론을 접촉하는 대변인 역할까지 해 왔다.

폴리티코가 꼽은 백악관 비서실장은 코리 루언다우스키다. 뚜렷한 정치 경력이 없었는데도 트럼프의 캠프 선대본부장으로 발탁됐던 그는 전략통이 아니다. 대신 트럼프 곁을 지키며 언론 접근을 차단하고 트럼프의 분노를 여과 없이 외부로 전달하는 심복 역할에 더 충실했다. 결국 트럼프에게 다가서던 여기자를 강제로 막았다가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지난 6월 경질됐다. 경질을 건의한 주역이 이방카로 알려져 있다.

이후 루언다우스키는 CNN의 정치해설가로 변신했지만 트럼프 캠프에서 계속 돈을 받는 등 물밑에서 캠프를 돕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당시 주별로 대선 후보를 지명하는 ‘롤 콜’을 할 때 루언다우스키는 트럼프를 향한 여전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뉴햄프셔주 대표자로 나선 그는 “트럼프를 지명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울먹였다. 폴리티코는 “루언다우스키는 트럼프가 가장 중시하는 충성심에서 점수를 땄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해외 출생설, 힐러리 클린턴의 건강 이상설 등 각종 음모론을 생산했던 인터넷 매체 브레이트바트의 공동창업자였던 스티븐 배넌은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폴리티코는 봤다. 현재 캠프의 최고경영자 타이틀을 갖고 있는 배넌은 트럼프에 앞서 워싱턴을 기득권 정치로 비난하며 정치 혁명을 주장해 온 인사다.

1990년대 트럼프의 골프 캐디를 하다가 눈에 띄어 트럼프 골프장 임원까지 오른 댄 스카비노는 캠프에서 소셜미디어국장을 하고 있다. 개인 사업을 하다가 트럼프가 출마하자 돕겠다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사를 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어 대선 결과에 따라선 백악관 사진사로 변신할 수도 있다.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 중인 호프 힉스는 2014년부터 트럼프 회사에서 이방카의 홍보 업무를 하다가 캠프에 들어왔다. 이방카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집권 시 백악관 부대변인으로 거론했다. 대변인 역할은 선대본부장인 켈리엔 콘웨이가 유력하다. 대선 때마다 공화당 후보들이 자문했던 정통파 여론조사 전문가다. 캠프 내에선 공화당 주류와 대화가 가능한 몇 안 되는 실세 중 한 명이다.

기성 정치권 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전직 장성인 마이클 플린은 전문성에 따라 역할을 맡을 것으로 폴리티코는 봤다. 원로인 줄리아니는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연방 검사 출신인 크리스티는 법무장관을, 플린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하는 식이다.

트럼프 캠프엔 자신의 지역구에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데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강경 비판하는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이 있다. 세션스의 보좌관으로 있다가 캠프에 차출된 경제통 스티븐 밀러 정책국장은 무역협정 재협상을 수면 아래에서 지휘하는 정책 자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주요 언론들은 이날까지 트럼프의 인선 내용을 예측하는 보도를 내놓지 않았다. 현재까지는 트럼프의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예측 불가능이 특징인 트럼프의 인선을 전망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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