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이임식 예고했다 80분 뒤 취소한 총리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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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2일 오전 9시30분 청와대가 새 국무총리를 지명하고 30분 뒤 총리실에선 황교안 총리의 이임식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총리실은 이날 오전 10시 “황교안 총리의 이임식을 오후 1시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발표해 혼선
“경질 몰랐던 황 총리, 불쾌감 표출”

하지만 총리실은 1시간20분 뒤 이를 취소했다. 전격적인 총리 지명으로 인해 총리실마저 혼선을 빚은 셈이다.

새 총리 지명 직후 기존 총리가 바로 이임식을 마련한 것은 이례적이다.

새 총리 임명까진 20일가량 걸린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정부가 총리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 이후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해야 하지만 정국 상황에 따라 인준 때까지 시간은 더 걸릴 수 있다. 이럴 경우 황 총리가 당분간 총리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데도 바로 이임식을 마련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국회 주변에선 “황 총리가 경질 사실을 몰랐다가 오늘 갑자기 알게 된 뒤 불쾌감을 표출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국회 예결위에서 “청와대 인사수석에게 확인한 결과 황 총리가 문서나 구두, 어떤 형태로든 사의를 밝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날 총리 지명 발표 전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는 등 평소 일정을 소화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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