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의 탈을 쓴 여우, 포수 양의지 MV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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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만점에 10점 .”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김태형(49) 두산 감독이 포수 양의지(29·사진)를 두고 한 말이다. 양의지는 KS 4경기(38이닝)에서 한 번도 교체되지 않고 안방을 지켰다. 두산 투수들이 KS 4경기에서 NC 강타선을 2실점으로 막은 건 양의지의 영리한 공배합 덕분이었다.

양의지는 타석에서도 16타수 7안타(1홈런)·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우승을 확정지은 KS 4차전에서는 결승 솔로홈런 포함, 4타수 3안타·2타점을 기록했다. 양의지는 기자단 투표에서 70표(허경민 5표, 니퍼트 2표)를 얻어 KS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중형 세단(K7)을 부상으로 받은 그는 “ ‘판타스틱4’ 투수들 덕분에 내가 빛이 난 거 같다. 누가 포수를 해도 잘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의지는 계획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투수의 뜻을 존중할 줄도 안다. 두산 선수들이 그를 ‘곰의 탈을 쓴 여우’로 부르는 이유다. 김 감독은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으니) 양의지가 이제 한국 최고의 포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창원=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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