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짜리 차 번호판의 번호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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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롤스로이스 차량에 특수 번호판을 붙인 발윈더 사하니. 2개의 번호판 가격을 합한 액수는 약 175억원이다. [CNN 머니 캡처]

중동의 대표적 부유국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한 남성이 자동차 번호판을 100억원에 구매해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 CNN머니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CNN머니에 따르면 두바이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발윈더 사하니는 지난달 8일 두바이 도로교통국 주최 번호판 경매에서 ‘D5’가 적힌 자동차 번호판을 구입하기 위해 3300만 디르함(약 100억원)을 지출했다. 당시 사하니는 현지 매체 걸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번호판을 얻어 정말 자랑스럽다”며 “내 롤스로이스 중 하나에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교통국이 두 달에 한 번씩 번호판 경매를 개최할 정도로 특수 번호판에 대한 인기가 높은 두바이에서 사하니의 통 큰 지출은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다. 사하니는 “경매에서 번호판을 낙찰 받은 이후 외출할 때마다 사람들이 사진 촬영을 요청해 걷기 힘들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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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도로교통국의 특수 번호판 경매 홍보 포스터. [두바이 도로교통국 홈페이지 캡처]

특수 번호판 수집이 취미인 사하니는 지난해에도 ‘O9’가 적힌 번호판을 2500만 디르함(약 75억7500만원)에 낙찰 받는 등 지금까지 10개의 특수 번호판을 사들였다. 이 때문에 그는 “내게 돈 낭비를 한다고 비난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은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득세가 없는 두바이에서 내 지출은 정부 재정에 보탬을 준다”며 “이를 통해 사회 공헌과 공공 인프라 확충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하니는 이어 “번호판 구입은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며 “일을 열심히 할 때엔 반드시 스스로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방송은 “사하니가 이번에 산 번호판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번호판 중 하나”라며 “역대 최고가 번호판은 아부다비의 사업가 사이드 알쿠리가 2008년 경매에서 낙찰 받은 숫자 1이 적힌 번호판”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이 번호판은 5220만 디르함(약 160억원)에 낙찰됐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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