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학생시위 14개 도시로 파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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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경·상해 AFP·로이터=연합】중공의 대학가를 휩쓸고 있는 민주화 시위에 이제껏 참가하지 많았던 천률시의 대학생들이 24일 타 지역 학생시위에 대한 지지표시로 『더 많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어 수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한 목격자에 따르면 천률시의 대학생 약3천명은 이날 남개대 캠퍼스에 모여 지난 9일이래 최소한 14개 도시로 번진 학생시위에 동참할 것을 호소한 대자보에 호응, 『자유·민주』 『자유를 위한 투쟁』 등의 구호가 씌어진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약 3백명의 경찰과 충돌, 수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북경의 정통한 소식통들은 중공 서남부 귀양 및 동부 항주에서 도 소규모학생시위가 일어났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앞서 또 다른 목격자에 따르면 남개대 캠퍼스에는 『학생들이 너무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갔다』고 지적하면서 『자유를 위한 투쟁』에 나서고 있는 북경 및 상해 대학생들을 지지하기 위해 민주화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한 대자보가 게시됐었다.
그러나 이처럼 새로 시의의 불꽃이 번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상해시는 전날 시위금지조치에 항의하는 소규모 학생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진 이후 평온을 되찾았다.
전날 학생대표들과 교육관계 관리들간의 회합이 벌어졌던 동제대의 경우 증명서를 지닌 학생 및 교직원외에는 철저히 출입이 통제됐으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자보는 모두 철거됐다.
【북경 AFP·AP=연합】중공 대학생들의 민주화 요구시위가 오히려 정부의 강경대응 및 정치 개혁작업의 일시 중단 등 당초의 목적과는 정반대의 효과를 초래할 지 모른다고 중공주재 서방외교관들이 24일 말했다.
한 외교관은 지난78∼79년에 벌어졌던 민주화운동 당시 등소평이 「북경의 봄」을 어떻게 침묵시켰는지를 상기시키면서 『그가 다시 유사한 조치를 취하리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교관들은 학생들의 민주화시위 열풍으로 개혁노선에 부정적인 보수파가 위치를 강화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학생시위를 개혁파에 대한 공격의 호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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