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연장 11회, 끝내기로 KS 1차전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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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이 끝냈다. 프로야구 두산이 연장 접전 끝에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했다.

두사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차전에서 연장 11회 말 오재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1-0으로 NC를 꺾었다. 지금까지 32차례 KS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24번(75.0%)이었다.

선발들의 호투가 이어졌다. 두산 선발은 8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구원 등판(2와3분의1이닝)한 뒤 21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덕분에 힘있는 공을 뿌렸다.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을 앞세워 NC 타자들을 압도했다. 1회에는 아예 변화구를 던지지 않았고, 2회에도 슬라이더 1개, 체인지업 1개를 섞은 게 전부였다. 경기 후반에 가서야 변화구의 비율을 높였다. 이날 던진 116개의 공 중 직구가 71개나 됐다.

하지만 NC 타자들은 니퍼트의 빠른 공을 제대로 때리지 못했다. 5회까지는 퍼펙트. 6회부터는 주자를 내보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7회 1사에 첫 안타를 내준 니퍼트는 8이닝 3피안타·2볼넷·무실점을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7회부터 이어진 포스트시즌 무실점 행진을 34와3분의1이닝으로 늘렸다. 1차전 최우수선수도 니퍼트의 차지였다.

스튜어트도 잘 버텼다. 스튜어트는 6이닝 동안 6피안타·2볼넷을 내주는 등 매회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한 번도 적시타를 맞지 않았다. 직구,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활용해 위기를 벗어났다. 큰 행운도 따랐다. 3회 무사 1루에서 김재호는 번트를 시도했고, 비어있던 1루로 가던 NC 2루수 박민우는 김병주 1루심과 충돌해 넘어졌다. 타자주자 김재호의 내야안타로 무사 1·2루가 되는 순간. 그러나 강동우 두산 1루코치가 2루주자 허경민에게 3루로 뛰라는 사인을 보냈고, 스튜어트가 3루에 공을 던져 아웃시켰다. 결국 두산은 3회에 3안타를 치고도 득점에 실패했다.

두 선발투수가 교체된 뒤에도 0의 균형은 이어졌다. NC는 원종현-이민호가 4이닝 무실점을 합작했고, 두산도 9회부터 가동된 이용찬-이현승이 11회까지 한 점도 주지 않았다. 마침내 승부가 판가름난 건 11회 말이었다. 두산은 선두타자 허경민의 안타 이후 김재호가 친 중견수 방면 타구는 김성욱이 잡지 못하는 행운의 안타가 되면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두산 벤치의 움직임은 예상 밖이었다. 2볼에서 번트가 아닌 강공으로 나간 것이다. 박건우가 친 타구는 좌중간에 높게 떴다. 이때 두산 벤치는 또 한 번 허를 찔렀다. 다소 짧은 타구지만 두 명의 주자가 터치업을 시도한 것이다. 좌익수 이종욱은 공을 잡자마자 3루로 뿌렸지만 허경민의 발이 더 빨랐다. 1사 2·3루. NC는 당연히 오재원을 고의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만들었다. 오재일은 2스트라이크에서 과감하게 노려쳤고, 이번에도 짧은 우익수 플라이가 됐다. 하지만 3루주자 허경민은 우익수 송구보다 먼저 홈을 터치했다. 한국시리즈 사상 첫 희생플라이로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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