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카드뉴스] 노예를 자처하는 취준생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 노예(?)를 자처하는 취준생들

1.
“다들 이번 한 주도 파이팅!”
- 공무원 시험 준비 10개월 차 A씨(32) -

A씨는 오늘도 ‘독서실 자리인증’으로 하루를 엽니다.

2.
A씨가 참여한 ‘생활 스터디’는
정해진 시간에 독서실 출석 ‘인증’을 하고
인증을 못할 시 1000원의 벌금을 냅니다.
이 정도는 약과입니다.

3.
“개방형 열람실에서 공부하면서
자리를 1시간 이상 비우면 1000원 정도 벌금을 낸다”
공무원 시험 준비 2년차 B(27)씨

B씨의 경우처럼,
공부시간에 이동을 제한하는 강한 규율의
‘생활 스터디’도 있습니다.

4
아침 신문 1면이나 젖은 머리 사진을 올려
'기상인증’을 하거나 휴식 시간을 보고하는
‘생활 밀착형' 스터디도 있습니다.

5
스터디 별로 조금씩 룰은 다르지만,
벌금과 단체 채팅방을 통해 일상을 감시하는
‘생활 스터디’가 늘고 있습니다.

6.
“혼자서 공부하다 보면 아무래도 자신과
타협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럿이 공부하면서
서로 견제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공무원 시험 준비 2년차 B(27)씨

적절한 수준의 강제성은
공시생과 취준생들이 생활 스터디를 찾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7.
“시험을 못 봐서 답답함을 토로해도
친구들과 잘 공감대가 생기지 않는데,
수험생들끼리는 공감대가 있다”
- 공무원 시험 준비 10개월 차 A씨(32) -

팀원 간의 정서적인 유대도
생활 스터디를 찾는 또다른 이유입니다.

8.
“먼저 합격한 스터디 선배가 족보를
남겨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정보를 접하기 위해 스터디에 가입하기도 한다”
-공무원 시험 준비 2년차 김진영(26)씨-

팀원 간에 정보를 공유하거나
합격한 선배의 ‘비밀 족보’를 공유하면서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9.
물론 모든 생활 스터디에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10.
“노량진에서 수험생활을 할 당시
공부 모임에서 공부하다가 술마시러 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공무원 시험 준비 2년차 B(27)씨

취준생들은 스터디 모임이 마치
'양날의 검'과 같다고 말합니다.
자칫 친목 모임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1.
생활 스터디에서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청년들은 더욱 강력한 제재로
스스로를 옥죄기도 합니다.

12.
월 20만~30만원을 주고
조교의 특별 관리를 받으며 ‘관리형 독서실’에
입실하는 경우는 양반입니다.

13.
신림동에는 4년 전부터는 핸드폰을 뺏고,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출입을
통제하는 ‘자물쇠반’이나 ‘스파르타 반’ 같은
무시무시한 특별관리반도 생겼습니다.

14.
“마치 끝이 없는 어둠 속을 걷고 있는 기분이에요”
-공무원 시험 준비 2년차 김진영(26)씨-

모두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나타나는
씁쓸한 풍경입니다.

15.
청년들은 서로를 견제하고 감시하면서
때로는 위안을 주고 받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취업난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박범준 인턴 park.beomjune@joongang.co.kr
디자인: 서예리 인턴 seo.yeri@joongang.co.kr


▶중앙일보 페이스북 '좋아요'를 누르고 더 많은 기사를 만나보세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