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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우, 황소 스태미너 분출|들소 「데마르코」에 판정승, 3방 펀치력 길러야 롱런 가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근래 보기 드문 박진감 넘치는 난타전끝에 프로복싱 WBA주니어플라이급챔피언 유명우(유명우·23)가 3차방어에 성공했다.
유명우는 30일 서울 힐튼호텔 특설링에서 있은 3차방어전에서 아르헨티나의 도전자 「마리오·데마르코」(27·동급1위)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 타이틀 롱런가도에 돌입했다.
판정내용도 3명의 미국인 부심 모두 1백46-1백40, 1백46-1백39, 1백45-1백40점으로 챔피언의 완승이었다.
챔피언 유와 도전자 「데마르코」는 15회전 내내 머리를 맞대고 인파이팅으로 맞서 시종 타격전으로 일관하는 화끈한 경기를 펼쳐 팬들을 매료시켰다. 유는 마치 들소와 같이 밀고 들어오는 「데마르코」에 맞서 과감히 연타를 퍼부으며 착실히 리드해 나갔다. 초반에 워낙 드센 「데마르코」의 공세에 주춤한 유는 중반이후 주도권을 잡아 12·13회에 도전자의 복부와 턱에 올려치기와 스트레이트연타를 잇따라 적중시켜 승기를 잡았다.
프로경력 22전만에 가장 힘든 경기를 펼친 유는 오른쪽 눈 가장자리가 시퍼렇게 멍이 들고 왼쪽 귓밥이 2cm가량 찢어지는등 부상으로 앞으로 1개월이상의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게됐다. 경기가 끝난후 유는 『「데마르코」가 예상외로 스태미너가 좋고 공격이 다양해 힘들었다. 10회에 들어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로 반격에 나섰다』고 말했다.
「데마르코」는 『스태미너만은 자신 있었으나 헛스윙이 많아 체력소모가 많았다』며 챔피언의 펀치가 승부를 좌우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유는 일단 지명전을 승리해 앞으로 내년 2월에 4차 방어전(남미도전자 예정)등 6차 방어까지는 무난히 넘어가게 됐다.
한편 대전료로 유는 6천만원, 「데마르크」는 1만달러 (약9백만원)를 각각 받았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라디오로 실황을 본국에 중계 방송했다.

<근성은 높이 살만>
○…3방 고비를 넘긴 유는 이날 경기에서 스태미너·맷집·근성에선 합격점을 받았으나 펀치력과 테크닉등이 취약점으로 드러났다. 유는 끊어 치는 펀치가 아닌 푸싱펀치여서 무수한 연타를 퍼부으며 상대를 그로기상태에 몰아넣고도 마지막 마무리펀치가 없었다.
또 유는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대와 과감히 맞대결, 팬들의 인기를 모았으나 사이드스탭등 발놀림이 느리고 다양한 펀치등이 부족, 이에 대한 보완이 과제로 지적됐다.

<체중조절성공이 승인>
○…유는 이날 계체량에서 48·6kg을 기록, 한계체중에 0·3kg 미달.
평소 54kg이 나가는 유는 체중조절을 위해 2주전부터 매끼마다 야채·과일·전복죽 만으로 식사를 했고 음식량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이며 땀을 흘리는 훈련에 주력해 왔다.
특히 매일 고개길 12km의 로드웍을 계속 실시해 체중을 줄이는 한편 체력 보강훈련에 주력했다는 것.
『이러한 감량의 어려움속에 그 정도 스태미너를 보이는것은 본인의 끈질긴 노력결과』라는 김현치(김현치) 매니저는 『펀치력을 강화하면 주먹이 나가는 횟수가 자연 줄어들게 되지만 아무래도 파괴력 있는 펀치가 필요할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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