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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노안 교정 요주의! 수술법 10여 가지…완치법은 아직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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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수술 땐 득실을 따져봐야 수술 후 만족도가 높아진다. 사진은 안과 수술 모습.

노안수술 바람이 거세다. 노년의 건강한 삶을 겨냥해 노안 교정 수술법이 잇따라 각광받고 있다. 레이저교정술, 카메라인레이, 레인드롭인레이, 다초점 인공수정체 등 10여 가지에 이른다. 안과 병·의원들이 앞다퉈 환자 유치에 나서면서 명암이 엇갈린다. 수술 후 시력이 나아진 환자가 있는가 하면 부작용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노안 탈출의 지름길이라는 노안수술의 만족도를 높이는 노하우를 알아본다.

득실 따져본 뒤 수술법 선택

# 임정훈(47·가명)씨는 2년 전 라식수술을 받으면서 노안수술을 함께하자는 권유를 받았다. 노안으로 큰 불편을 느끼진 않았지만 의사가 “라식 후에 노안이 심해질 수 있으니 미리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저렴하게 해준다’는 말에 마음이 움직인 임씨는 두 가지 수술을 함께 했다. 하지만 임씨는 수술 후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밤에는 심한 빛 번짐 현상을 겪었다. 의사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 했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안을 피하려다 수술 부작용이 생긴 사례다. 환자 특성을 고려해 수술해야 하는데 요즘 안과 병·의원에선 라식·라섹수술 이후 노안수술 건수를 늘리고 있어 유사한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노안수술은 나이가 들면서 뚝 떨어진 수정체 기능을 보완하는 수술이다. 노안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수술은 아니다. 노안이란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점차 딱딱해지고 주변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요즘 안과 병·의원의 노안수술은 여러 수술 방법을 동원해 수정체 기능을 보완하는 것이다.

수술 부작용·한계 정확히 알아야

수술은 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레이저로 각막을 깎는 교정술, 노안렌즈를 각막 안에 삽입하는 수술,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이다. 이 중 레이저 교정술은 깎아낸 각막이 재생돼 교정 효과가 1~2년밖에 가지 않아 의료현장에서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신체 부위 중 가장 민감한 눈에 칼을 대는 수술인 만큼 정밀검사와 맞춤형 상담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진료 현장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안과 최모 교수는 “노안수술은 누구나 혜택을 볼 수 있는 수술이 아니다”며 “환자 개개인의 상황과 요인을 모두 고려하고 평가한 다음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맞춤형 수술이라면 열에 아홉은 좋아질 수 있지만 일부 병원에서 만병통치약처럼 수술 대상을 확대하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무조건 수술부터 권하는 의사보다 여러 가지 수술법의 효과·부작용을 상세히 설명하는 의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환자 입장에선 노안수술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 완벽하게 노안을 치료하는 방법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환자에 따라선 불가피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안구건조증이 대표적이다. 안과전문병원에 근무하는 정모 교수는 “원래 각막을 열었다 덮기만 해도 안구건조증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나이 드신 분은 증상이 더 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각막 내 렌즈삽입술의 경우 각막을 깎기만 하는 라식과 달리 이물질을 넣기 때문에 각막 혼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백내장 환자에게 더 효과적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의 경우엔 특유의 빛 번짐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초점을 원거리와 근거리로 분리하는 기술이 완전하지 않아 생기는 부작용이다. 정 교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끼면 초점을 원거리·근거리로 나누기 위해 빛이 분리되는데, 이 과정에서 빛 에너지의 10% 정도가 소실되고 빛 번짐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작용이 생기면 환자 만족도가 떨어지는데, 젊었을 때의 눈 상태로 되돌리는 노안수술이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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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시력이 1.0 이상으로 좋은 사람은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후 더 불편해질 수 있다. 근거리는 수술 전보다 잘 보이더라도 원거리는 이전보다 안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노안이 왔을 때 수술보다 먼저 돋보기안경을 써볼 것을 권한다.

노안수술은 상대적으로 백내장 환자에게서 효과가 크다. 일반 노안환자에 비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백내장으로 혼탁해진 시야를 맑게 트여주면서 노안 치료 효과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백내장 환자들은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다초점보다는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추천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할 수도 있지만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넣고 다초점 안경을 쓰는 게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편”이라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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