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월 청산 고별사」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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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3일의 신민당 중앙상위에서 한 김대중씨의 녹음 연설은 전반적으로 톤이 높았고 특히 신민당에 대한 강력 투쟁 촉구 부분이 많았다는 점등에서 『평소와는 다르더라』는 평이며 이를 두고 당내에선 해석이 구구.
김씨는 이날 평소와는 달리 흥분된 목소리로 『정부·여당에서 합의 개헌을 장담하는 이유는 신민당내 내통 가능한 자를 매수·위협해 의원 내각제를 강행 처리하겠다는 것』이라며 『신민당은 다음 정권을 잡을 준비와 희생·결의가 돼있는가』고 반문.
이에 대해 동교동계의 한 측근 중진은 『너무 흥분된 감을 느꼈는데 이는 시청 앞 대로에서의 경찰 대치와 연금 탓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신민당이 직선제 관철 의지가 정말 있는 것이냐는 불만과 회의를 최근 자주 표시해 왔다』고 소개.
다른 계보 인사들은 『불출마 선언 후 자신에 대한 바람을 일단 피했다고 판단한데서 그런 말이 나온 것일 것』이라고 추측하는가 하면 『현 정국 이후를 겨냥한 이미지 구축 작업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지금까지의 대 국민 설득에서 이날은 대 국민 호소의 인상이 짙었는데 뭔가 막판에 몰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등장.
비주류의 한 중진은 최근 김씨의 「자문역」 발언을 상기시키며 『밀월 관계 청산을 예고하는 고별사 같았다』고 묘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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