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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中 우주굴기…유인 우주정거장 건설 한 걸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이 17일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중국의 우주 굴기(우뚝 섬)가 빨라지고 있다. 이틀 뒤 실험용 우주실험실 톈궁(天宮) 2호와 도킹하는 선저우 11호의 핵심 임무는 2022년 완공 예정인 우주정거장 운용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2022년 우주정거장 운용에 성공하면 중국은 세계에서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유일한 국가가 된다.

현재 미국·러시아 등이 공동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는 2024년 퇴역할 예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인으로 ISS사령관을 지낸 르로이 차오는 이날 미 CNBC방송에서 "중국은 굴기 중이고 미국은 미래에 낙오자로 전락할 매우 현실적인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선저우 11호는 창청(長征)-2F 로켓에 실려 이날 오전 7시30분(현지시간) 중국 북서부 고비사막의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됐다. 주취안 우주센터는 중국 최초의 인공위성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유인 우주선이 발사된 58년 역사의 우주선 발사장이라고 관영 신화사는 전했다.

선저우 11호에 탑승한 우주인 징하이펑(景海鵬·50) 선장과 천둥(陳冬·38)은 톈궁 2호와 도킹한 뒤 30일간 이곳에 머물며 각종 실험을 진행한다. 중국 인민해방군 우주비행사 대대 소속 징하이펑 소장은 선저우 7호와 9호에도 탑승해 우주비행임무를 수행했다. 천둥 상교(대령)은 이번이 첫 유인우주선에 탑승이다. 인도를 방문중인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이날 축전을 보내 “유인우주 사업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 중국의 우주강국 건설에 새롭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선저우 11호는 지구 상공 393㎞ 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실험한다. 중국은 내년 톈저우(天舟) 1호 화물선을 쏘아 톈궁 2호와 연결할 계획이다. 2018년 우주정거장 건설의 핵심 부분인 톈허(天和) 1호 비행선을 발사해 우주정거장 골격을 만든다. 2022년 20t 중량의 독자적 우주정거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두 우주인은 중국 우주 비행 역사상 최장 기간인 33일 동안 우주에서 체류한다. 2013년 톈궁 1호의 두 배다. 이들은 우주 체류 동안 우주정거장 개발 장비와 우주 장기 체류를 위한 가상현실(VR)·원격의료를 시험한다. 인터넷망에 접속해 100여 종이 넘는 우주식량 소비 실험도 진행한다. 또 이들은 신화사의 우주 통신원으로서 문자·음성·동영상으로 우주의 생활 모습을 전달할 계획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선저우 11호의 숨겨진 임무 중에는 톈궁 2호에 설치된 원자 시계의 냉원자 간섭 기술을 활용해 바다 속 170m 아래에서 운항 중인 핵 잠수함의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을 시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18년 이후 미국 우주인을 ISS로 보내는 러시아 측과의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2012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종결 이후 미국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 이용료로 1인당 8000만 달러(906억원)를 지불해왔다. 미국은 이후 보잉과 스페이스X를 활용할 예정이다.

러시아와 유럽이 지난 3월 발사한 무인 탐사선 ‘엑소마스’(ExoMars)가 착륙선 분리에 성공하면서 16일 화성 탐사 임무를 시작했다. 착륙선 스키아파렐리가 착륙에 성공하면 2020년 탐사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점검할 예정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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