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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출판계에 기업경영서 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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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홍성호 특파원】기업경영에 관한 책을 써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만들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토머스·피터즈」와「로버트·워터맨」의 공저『최고 기업을 찾아서』(In Search of Excellence)는 보기 드문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83%년 처음 발간된 후『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가르쳐 주지 못하는 것을 담고 있다』는 평과 함께 미국은 물론 전 유럽에서 3년 계속 베스트셀러의 위치를 고수하면서 5백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저자는 무명의 기업경영 상담 자로부터 하루 아침에 백만장자가 되었으며 최근에는 이 책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최고 기업을 향한 집념』(A Passion for Excellence)을 출간, 또 다시 출판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연말에는 프랑스의 1백50개 대기업 총수들이 파리의 구스타프 에펠 홀에 모여 이 책 저자로부터『2000년대의 기업지도자』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듣는 등 최고경영자 연수 붐까지 덩달아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의 출간이후 서구에서는 새로운 경영이론, 최고 경영자에 관한 서적들이 논픽션부문의 베스트셀러시장을 석권하는 현상까지 빚어냈다.「워런·베니스」의『지도자들』,「존·내스비트」의『메거트렌드』,「월리엄·우치」의『Z이론』,「레지스·메케너」의『더레지스 터치』,「블랜처드」의『l분 매니저』,「아이아코카」의『자서전』 등등이 그것이다.
이 책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건너온 번역물이기는 하지만 4년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서독·영국 등지에서는 비즈니스에 관한 책들은 기껏해야 연간 5천부정도가 팔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유럽대륙에서 이러한 책들이 컴퓨터 못지 않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자 출판사들은 앞을 다투어 최고경영자 스토리 등을 발굴하는데 나서 영국의 콜린즈 사에서는 일본소니전자회사 창업주인「모리타·아키오」의 전기를 발간하는데 7만 파운드(약 9천만 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기도 했다. 『최고기업을 찾아서』의 저자중의 한사람인「피터즈」는 기업연수전문회사인 미 매킨지 사의 연구원으로 일해 오다 81년 자신의 회사인 톰 피터즈 그룹을 창설, 최고경영자들을 위한 세미나 등을 운영하고 있는 금년 43세의 기업연구가.
그는 자신의 책이『결코 새로운 경영이론을 소개한 것이 아니며 지난 50년간 우리주변에서 맴돌던 기업아이디어와 경영의 올바른 수단 등을 가장 효과적으로 정리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을 쓰면서 존슨앤드 존슨, 프록터 앤드 갬블, IBM, 델터 에어라인, 맥도널드 등 미국의 성공적인 기업 43개 사의 장점들을 면밀히 분석, 이를 일반 기업이나 개인 사업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원칙들을 도출해 냈다.
그의 저술은 하버드대학의 기업사 교수「앨프리드·챈들러」가 퍼낸 60년대의 기업전략과 그 구조이론에 기초를 둔 것으로 그후 의사결정과 인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허버트·시먼즈」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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