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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살된 후세인 장남 우다이 가방서 "1억 달러·비아그라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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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사진)와 차남 쿠사이가 지난 22일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미군에게 사살될 때 1억달러(약 1천2백억원)가 넘는 미 달러화와 이라크 디나르화, 그리고 비아그라, 콘돔, 포장을 뜯지 않은 남자 속옷과 와이셔츠 여러 벌을 지녔다고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28일 발행된 이 잡지 최신호(8월 4일자, 한국판은 8월 6일자)는 우다이의 시신 근처에서 발견된 서류 가방 등에서 이 같은 물건과 함께 진통제, 여러 개의 향수병, 여성용 지갑 두개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현지 미군과 이라크인들을 인터뷰해 이들의 마지막 나날을 재구성했다.

◆최후=한때 충복들에게 둘러싸여 지냈던 후세인 아들들의 곁을 끝까지 지킨 이는 단 한 명의 경호원뿐이었다. 그날 오후 1시20분 미군이 집안에 들어가자 쿠사이와 우다이, 그리고 경호원이 화장실에서 총탄과 포탄 파편에 맞아 온몸이 벌집이 된 채 죽어 있었다.

마지막까지 AK-47 자동소총을 들고 저항하던 쿠사이의 10대 아들 무스타파는 침대 아래에 죽은 채 누워 있었다. 일부 보도와 달리 방탄 창문은 없었고 벽과 방문 앞에 매트리스와 침대 틀을 쌓아 두었을 뿐이다. 군의관들은 우다이가 자살했다고 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우다이=우다이의 경호 책임자였던 아흐메드(가명)에 따르면 미군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우다이는 전에 해고했던 사람들을 포함, 경호원들을 모두 소집했다. 그는 "많은 경호원이 필요하니 전쟁 기간에 곁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지만 대다수는 이를 거절하고 떠났다.

우다이는 탈출에 대비해 쓰레기차를 개조해 보석을 실어 두었으며, 자신의 수많은 호화 승용차를 이슬람교 묘지에서 불태울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다드가 미군에 함락된 4월 9일 우다이는 바그다드에서 어머니를 불러 만나고 사라졌다.

◆후세인=미군이 바드다드에 입성하던 4월 9일 한 바그다드 주민은 후세인과 그 일행이 검은색과 흰색 벤츠 차량 두대에 나눠 타고 가는 것을 목격했다. 후세인은 골목에서 잠시 하차해 제복을 민간인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일행은 20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향했다. 이 도로는 바그다드 외곽에서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와 그의 아들들이 사망한 모술의 두 방향으로 갈라진다.

◆고발자=후세인 아들들은 나와프 자이단(46)이라는 사람의 맨션에서 사살됐다. 자이단의 이웃인 무클리스는 자이단을 고발자로 지목했다. 그가 고발자가 맞다면 후세인의 두 아들이 마지막까지 지녔던 액수의 3분의1 정도인 3천만달러(약 3백60억원)의 현상금을 받게 된다.

자이단은 후세인의 아들들이 죽은 얼마 후 미군이 징발한 모술의 최고급 호텔 로비에서 목격됐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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