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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예비정상 회담에 담긴뜻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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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닐로프」-「자하로프」 사건 이라는 엉뚱한 문제로 미소관계에 요란한 잡음이 일고 었는동안 정작 중요한문제가 뒷전에서 거대한 용틀임을 하고 있었던 것같다.
두 스파이 혐의자들이 교환석방 되던낱 미소간에는 본격적 정상회담을 한두달남겨두고 「예비정상회담」이라는 전례없는 행사를 갖기로합의한 것이다.
양측이 다같이 이 이례적인 두 정상의 만남이 왜 필요한저에 대해 엄격히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두가지 엇갈리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제시되고 있다. 하나는 미소간의 군축협상이 엄청난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에 이를 타개하기위해서 예비정상회담이 필요했다는 부정적 설명이고, 다른하나는반대로 군축협상에서 양측입장이 크게접근했기 때문에 예비정상회담만 거치면 본격 정상회담에서 합의문서에 서명할수있는 단계에 와있다는 긍정적해석이다.
최근 미소간에 오고간 각종 제안들이나 「대닐로프」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분위기로 보아 이 두가지 가능성중에서 긍정적 해석, 즉 양측 입강이 상당히접근했다는 똑이 사실에 가까운것으로 보인다.
「레이건」 대통령은 30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군축협상의 쌍방입장은 아직 접근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나 「슐츠」 국무장관은 중거리핵무기 감축문제에 있어서 상방의 입강은 1년전에 비해『큰 변화가 있었다』 고 설명했다.
두 답변을 합쳐 보면 지난1년 사이에 두 입장이 크게 접근했지만 아직도 이견이 남은 부분도 있다고 해석할수 있다.
「슐츠」장관은 레이캬비크회담이 예비적인 형식이기는하지만 의제는 통상적 의제를 모두 포함한다면서 ①군축문제②미소간 쌍무문제③지역문제④인권문제등이라고 열거했다. 지역문제는 과거의 예로 보아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문제, 아프가니스탄,남부 아프리카, 중미등이 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문제중에서 미소간 의견이 가상 접근하고 있는 분야는 군축문제중에서 중거리 핵무기 감축문제다. 지난해 제네바정상회담에서는 지역문제를 포함한다른 문제들은 서로간의 이해를 설명하는데 그쳤었다.
중거리 핵무기 감축문제는 지금까지의 군축협상이 늘 쌍방핵무기 증가에 상한선을 긋는,중견협상이었던데 비해처음으로 실질적인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단계에 들어섰다. 이협상의 대상이 되는 무기는 미국이 지난 수년동안 서구에배치해온 퍼싱-II 및 크루즈미사일과 소련이 유럽과 아시아를 겨냥해서 배치한 SS-20미사일이다.
미국측은 미소 쌍방이 유럽에 배치한 중거리 핵탄두를 각각 1백개로 줄이고아시아에서도 같은수로 줄이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는 현재 유럽에 배치된 핵탄두수의 85%감축을 뜻하며 아시아에서는 6백개를 1백개로줄이는것을 뜻한다.
이에대해 소련도 유럽에서상방이 각각 핵탄두 1백개로 줄이고 아시아의 SS-20은 수미상의 감축만 하겠다고 제의하고 있다.
소련은 중거리 핵감측 협상에는 영국과 프랑스가 보유하고 있는 독자핵무기도 미국측 핵보유수 속에 넣어야된다고 주장해 왔으나 최근이를 철회했다.
이처럼 쌍방의 입장이 접근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거리핵감축 대상에 단거리 핵도포함시키자는 미국주장에 소련이 물응하고 있고, 또 미국측 중거리 핵탄두중 계속보유할 1백개중에 퍼싱과크루즈 미사일을 어떤 비율로 남겨두느냐하는 문제및 감축을 서로 어떤 방식으로 확인하느냐는등 여러가지 기술적 문제가 남아 있다.
「레이건」 행정부가 들어선이래 미소관계가 쿠바 미사일 위기 다음으로 최악의 상태에 빠졌다고 까지 비판을 받아온 두나라 관계가 이 정도로 접근한 것은 양국관계를 개선하러는「레이건」과「고르바초프」 의 개인적 소망이, 일치했기 때문이라고 풀이되고 있다.
8년 임기의 종막을 눈앞에 두고있는 「레이건」 은 자신의외교적 치적으로서 미소관계의 정상화및 군축 실현을 잡고있다. 그밖에는 이렇다할 외교상의 업적이 「레이건」 에게 없기때문에 더욱그렇다. 그래서 「대닐로프」문제 해결을 그처럼 서둘러 가면서 정상회담을 실현시키러는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는 88년에 「레이건」 이 물러난다음 미국에보다 강경한 지도자가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고 또 자신이 강력히 추진하려다 여의치 않은 소련경제개혁 작업을 위해 군축협상을성취시키러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같은 두지도자의 동기가 스파이사건 같은 지극히민감한 의교문제를 신속히 극복하고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게 된것이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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