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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글날] 570돌 한글날…북한에 있다?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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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미술관에 소장된 국보 70호 `훈민정음 해례본`

‘이념의 벽까지 무너뜨릴 만큼 위대한 발명품’으로 통하는 한글. 그렇다면 북한에도 ‘한글날’이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북한의 한글날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상태’다.

9일 국립국어원 등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훈민정음 반포일인 1446년 음력 9월 10일(양력 10월 9일)을 기준으로 매년 10월 9일을 한글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한글날이 10월 9로 굳어진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1926년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어학회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훈민정음 반포일(음력 9월29일)을 한글날로 정했다. 이름도 한글날이 아닌 ‘가갸날’이었다.

하지만 음력을 기초로 하다보니 매년 날짜가 달라지는 등 불편이 따르자 1934년 조선어학회는 반포일을 양력으로 바꿔 10월 28일을 한글날로 고정시켰다.

6년뒤, 간송 전형필 선생이 훈민정음 해례본을 발견하면서 훈민정음 반포일이 음력 9월 29일이 아닌 9월 10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한글날도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바꾼 10월 9일로 바뀌었고 1945년 해방과 함께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같은 한글을 쓰는 북한의 상황은 달랐다. 북한에서는 한글날을 1월 15일로 지정했다. 훈민정음 반포일이 아닌 창제일(1444년 1월 15일)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념일 이름도 한글날이 아닌 ‘조선글날’ 이라고 부른다. 한글을 기념하는 날은 있지만 명칭과 날짜는 남한과 다른 것이다.

2008년 탈북한 김모씨는 ”북한에서는 한글날의 한이 대한민국의 ‘한(韓)’을 떠올릴 가능성이 있어 절대로 한글날로 불리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서는 세종대왕의 존재는 짧게 배웠지만 조선글날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다“고 말했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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