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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보고 원격화상회의|다가온 정보화사외…어느 회사원의 하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199×년9월22일 아침. 회사원 K씨(37)는 디지틀 시계의 경쾌한 음악에 눈을떴다.

<운동량 자동조절>
K씨는 발목에 페이스 조절기를 차고 조깅에 나섰다.
페이스 조절기는 운동중의 맥박을 측정, 적절한 페이스를 가르쳐주는 장치로 적정량 이상의 운동을 하면 『삐삐』하며 경고음을 낸다.
운동을 마친 K씨는 자기카드를 아파트 현관에 리더(Reader)에 넣어 자동으로 문을 열고 들어섰다. K씨는순간 아내가 웃는 얼굴로 직접 문을 열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K씨는 페이스 조절기를 홈컴퓨터에 연결시켜 놓는다. 운동량 소비칼로리·맥박의 변화등이 화면에 그라프로 표시된다. 그리고 『어느때보다 맥박의 변화가 급합니다. 무엇인가 변한 것이 없읍니까』하는 질문이 화면에 나타났다.
K씨는 수면부족·감기·과음이라는 항목중 「과음」에 체크한 다음 화면에 나타나는 충고를 읽어본후 샤워를 했다.
K씨는 아침식사를 하면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영상정보시스팀」을 통해 아침신문을 보았다.
재래식 조간신문 구독을 고집하는 사람이 아직은 상당히 많지만 K씨는 시간이 바빠 이 전자신문을 애용한다.

<중요기사 프린트>
TV의 「01」단추를 누르면 주요 뉴스와 생활정보가 TV화면에 방영되고 필요한 기사는 프린트 아웃된다. 물론 유료서비스이기 때문에 터미널의 카드 리더에 카드를넣고 요금계산을 한다. 이 요금은 K씨의 은행구좌에서 자동 대체된다.
ISDN(종합정보통신망)이 실용화단계에 접어들어 전화선에 비디오 텍스·텔리텍스·고속팩시밀리등을 연결, 광섬유를 통해 디지틀 방식으로 정보가 보내지는 시대가됐다.
아직은 서비스요금이 비싸기는 하지만 K씨는 그 편리성 때문에 부담은 되지만 비디오 텍스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K씨는 매일 아침 출근을 서두르지만 이웃집 L씨가 다니는 회사는 금·토요일은 재택근무를 실험적으로 허용, 집에서 업무를 처리한다.
L씨는 회사와 연결된 터미널로 업무지시를 받고 보고도 한다. L씨 회사는 앞으로 재택근무일이 더 늘어날 것에 대비, 부장급이상 간부의 집에 팩시밀리도 설치할 예정.
일본은 주1∼2일만 근무하는 회사가 늘고 있고, 미국은 월1회만 얼굴을 익히기 위해 출근하는 회사도 등장했다.
정보화사회로 돌입하면서 회사의 근무형태도 대폭 바뀌었다.

<단말기통해 결재>
전자제품회사부장 N씨(42)는 회사로 출근하는 즉시 책상 위에 설치된 워크 스테이션의 스위치를 넣고 신분증명서를 겸한 자기카드룰 카드리더에 넣었다. 그날의 출근여부가 인사부의 터미널을 통해 즉시 기록된다.
워크 스테이션은 소형 CRT 디스플레이어와 키보드가 붙은 탁상용 보급형. 모든 업무를 전산처리하기 위해 중앙컴퓨터와 연결돼 있다.
N씨는 오늘의 스케줄을 프린트 아웃해 본다. 상오10∼11시회의, 하오2∼4시 은행 방문, 하오5시 고객내방등등…. 그때 메시지가 왔다는 램프가 깜박인다. 단추를 눌러보니 자신에게 결재서류가 와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암호코드를 넣어 화면에 나타난 결재서류를 읽었다.
전에는 일일이 들고 다니며 서류에 도장을 찍거나 사인을 받았으나 지금은 단말기를 통해 결재한다. 그러다보니 옛날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누던 인간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있다. 본인이 정말 결재했느냐 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암호를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중소기업중엔 아직도 재래식 형태로 사무운영을 하고 있는 곳도 많다.
N씨는 상오10시 원격회의실로 가 사장과 중역 각지사장들의 화상회의에 배석했다.
정면에 스크린이 있고 주위에 10대의 TV가 있으며 회의참가자들은 TV를 마주보고 앉는다. 스위치를 넣자 TV화면에 지사장들의 얼굴이 비치면서 회의가 시작됐다. 정면 스크린에는 발언자의 모습이 크게 나타난다.
화상회의는 정부청사에서 시작해 이제는 대기업등에까지 확산됐다.
회사원 P씨는 서울 본사에서 대전지사로 갑자기 전근 발령돼 주민등록을 옮기지 못했지만 요구하는 주민등록등본을 지사 근처 동회에서 쉽게 떼어 제출했다.
전같으면 서울집에 연락해 거주지 동회에서 떼어놓으라고 해야겠지만 이제는 행정전산망이 구축돼 아무곳에서나 주민등록 등·초본을 비롯한 민원서류와 병무청의 병역서류등을 발급받을 수 있다.
P씨가 전화로 등본을 신청하면 동직원은 즉시 소정의 특수신청용 용지를 컴퓨터에 넣어 광학식 문자판독기가 내용을 읽고 주민등록 데이터베이스가 해당부분을 검색, 자동으로 주민등록등본이 복사돼 나온다.
P씨는 나중에 동회에 가수수료만 내고 등본을 찾았다.

<현금 필요없어져>
동산관리·고용정보·자동차관리등 행정전산망이 거미줄처럼 짜여져 있다.
금융전산망도 90년대초에 갖춰져 개인의 신용상태와 예금·대출등이 거래은행의 컴퓨터에 수록돼 있다.
신용사회답게 자기카드로 백화점·음식점·극장·호텔등에서 요금계산을 하면 거래은행에서 자동 대체되기 때문에 현금이 거의 필요없다.
S씨는 결혼 10주년을 맞아 특별휴가를 얻고 여행계획을 세웠다.
장소와 일정을 위임받은 S씨 부인은 좀 들뜬 기분으로 비디오텍스의 코드를 두드려 여행정보를 불러냈다.
화면에서는 산을 원하는지 바다를 원하는지, 지역은 어느 쪽이 좋은지를 질문해왔다. 그녀는 여러정보를 종합해본 결과 역시 제주도가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다른 코드를 두드려 제주지역의 호텔예약상황과 비행기사정을 알아본후 예약 시스팀을 불러내 예약을했다.
데이컴네트등 공중통신망을 이용한 VAN시스팀이 가정내의 비디오텍스와 연결돼 앉아서도 항공·호텔·극장·열차·공연 입장권등의 예약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같은 일이 이제는 꿈이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정부는 88년까지 행정전산망·금융전산망·국가 기간전산망의 골격을 완성할 예정이고, 90년까지 ISDN시범실시를 한다. 종합청사와 과천제2청사간 화상회의도 시험했다.
데이터통신이 중심이돼 지난 2일 45개기관에 비디오텍스서비스를 시작했고, 전자사서함 서비스도 시작했다. 체신부는 다기능전화기의 서비스를 하고있다. <김광섭 과학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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