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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문자·무용 주제 예술작품 색다른 조명, 다양한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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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악기상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악기 판매·수리 상인 100여 명의 손을 촬영해 만든 ‘고수의 도구’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위쪽 작은 사진은 상가 외벽에 설치한 윤형민 작가의 ‘글쓰기의 제스처’ 작품. 프리랜서 김정한

낙원악기상가가 예술작품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고, 주변 도로엔 이색 조명이 설치됐다. 서울시와 세계문자연구소가 시민의 예술적 감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마련했다. 예술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에서 다양한 작품과 조명을 감상하며 가을의 낭만을 느껴 보자.

낙원악기상가 가을 축제

세계문자연구소 소속 예술인
상가 외벽·내부에 작품 설치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 한마당

‘세계문자심포지아 2016 행랑’ 축제가 9일까지 낙원악기상가와 익선동 일대에서 열린다. 예술가와 학자로 구성된 세계문자연구소가 시민에게 문자예술작품을 선보이는 특별한 행사다. 세계문자연구소 소속 예술인이 낙원악기상가와 익선동 일대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 180㎝ 높이의 낱말 조각 작품인 이창훈 작가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ㄴ, ㅁ, ㅇ’과 ‘낙원’이라는 단어를 점자로 나타내고 그 점을 스피커로 표현했다.

‘익선, 낙원, 세운’ 예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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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이 작품을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게 아니다. 각종 자음 옆에 직접 몸으로 모음을 만들어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낙원악기상가 안에 있는 낙원아파트를 무대로 무용가 송주원의 현대무용 퍼포먼스인 ‘풍정.각(風情.刻) 낙원삘딩’을 촬영한 영상 작품도 인상적이다. 두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예술작품이 상가 외벽과 내부에 설치돼 볼거리를 제공한다.

세계문자연구소 관계자는 “낙원악기상가 상인들은 단순히 악기를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악기를 다뤄온 전문가들로, 이들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악기는 소리로 감정을 전달하는 언어이자 문자라는 의미에서 낙원악기상가를 축제 장소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낙원악기상가와 창덕궁 돈화문 일대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예술 프로젝트인 ‘익선, 낙원, 세운’도 진행된다. 시는 이를 위해 상가 1층 앞 도로 공간에 이색 조명을 설치했다. 낙원악기상가는 1968년 종로와 율곡로를 잇는 왕복 4차로 도로 위에 지어진 주상복합 건물이다.

1층 공간을 이색적으로 단장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5일에는 상가와 이어지는 돈화문로 11길을 통제하고 ‘익선, 낙원, 세운’ 프로젝트 개막식을 연다. ‘세계문자심포지아 2016 행랑’ 축제와 ‘익선, 낙원, 세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예술가와 시민들이 모여 개막을 축하할 예정이다.

상가 앞 도로에 설치된 조명 점등식을 시작으로 판소리 명인 박인혜와 조각가 김종구의 ‘판소리와 쇳가루쓰기 퍼포먼스’, 무용가 송주원의 공연 등 다양한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22일 서울 낙원동·돈의동·익선동 등 11개 동을 중심으로 ‘창덕궁 앞 열하나 동네 축제’가 열린다. 29일에는 상가 4층에 마련된 야외공연장 ‘아트라운지 멋진 하늘’에서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함께하는 클래식 파라다이스 공연이 준비돼 있다.

낙원악기상가 관계자는 “걷기 좋은 가을에 가족, 친구, 연인들이 낙원악기상가를 중심으로 열리는 다채로운 전시와 공연을 볼 수 있다”며 “낙원악기상가의 색다른 매력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만든 문자, 인증샷 남기기
낙원악기상가는 이번 행사를 기념해 4일부터 30일까지 ‘내가 만든 문자, 인증샷 남기기 이벤트’를 한다. 상가에 설치된 낱말 조각 작품 ‘ㄴ, ㅁ, ㅇ’에 몸으로 모음을 만들어 문자를 완성한 후 인증샷을 촬영해 낙원악기상가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enakwon)나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nakwonmusic)에 업로드하면 된다. 이벤트에 참여한 시민을 추첨해 우쿨렐레, 영화 관람권, 커피 기프티콘 등을 증정한다. 자세한 사항은 낙원악기상가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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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악기상가는 이번 행사와 별개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악기를 평생의 동반자나 친구와 같은 취미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반려악기’ 캠페인을 한다. 취미로 악기를 연주하는 시니어가 1대1 개인강습을 통해 단기간에 속성으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문화 소외계층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고 악기 기부 CSR’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인 서포터즈(Nakwonsupporters)’도 있다. 이달에는 악기를 통해 삶의 위로를 받고 열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미생 응원 이벤트’ 참가자를 모집한다. 20~30대 젊은 직장인을 위한 행사로 지난 3월부터 시작해 현재 5회째를 맞았다.

참가자 호응이 높아 3회째부터 기타와 보컬 무료 강습 인원을 두 배로 늘렸다. 10~26일 낙원악기상가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통해 응모하면 된다. 상가 4층 합주실, 녹음실, 야외공연장에선 매월 다양한 공연을 만날 수 있다. 공연·이벤트 정보는 낙원상가 홈페이지(enakwon.com)에서 볼 수 있다.

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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