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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운동」 전념 위해 "조퇴"|경동교회 당회장직 물러난 강원룡목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대학생과 젊은 지식인을 대상으로 한 선교전통을 가진 기독교장로회 서울 경동교회 당회장 강원룡목사가 7일 상오 당회장직을 은퇴한다.
『크리스천 아카데미운동에 보다 전념키 위해 조기 은퇴를 결심했습니다. 교회와 아카데미 일을 함께 하기는 정말 힘이 벅찼어요. 이제부터는 아카데미가 새로운 지평으로 설정한 민주문화공동체형성운동에 진력할 생각입니다]
1945년 평신도의 신분으로 경동교회를 창립, 40여년 동안 이 교회를 이끌어온 강목사는 교단 정년 70세를 1년여 남겨놓고 교회의 직접 치리에서 손을 떼는 감회를 한마디로『일선에서의 후퇴일 뿐』이라며 노병의 강인한 의지를 펼쳐 보였다.
그래서 그는 교회 일선에 시무할때와 다름없이 『교회에서 얻는 영적인 힘은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가 나사렛의 목수로 나타나 행동한 것처럼 사회개혁의 원동력이 되고 세상속에서 증언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후임으로는 서울 향린교회 김호직목사가 초빙됐다.
강목사는 신도 3분의2의 공로목사추대 결의와 서울노회의 20년이상 시무, 교회창립 공적 등을 인정받아 경동교회 「명예목사」로 남는다. 그래서 월1회(두번째 일요일)의 주일설교도 맡는다.
재단법인 크리스천 아카데미 창립자이기도한 강목사는 교회보다는 오히려 아카데미운동의 기수로 더 유명하다.
지난해 5월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크리스천 아카데미는 근대화와 민주화를 지향한「대화운동」과「사회교육」의 양대운동으로 직·간접의 많은 대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서독 교회와 정부의 지원으로 운영돼온 아카데미는 재정자립책을 강구, 오는 10월 착공하는 8백평 규모의 단체연수원 (서울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 옆)이 완공되는 내년부터는 일체의 외국지원을 받지않을 계획이다.
연수원건립은 인접한 해공신익희선생의 묘소문제로 일시 유족들의 진정도 있었으나 서울시의 중재로 원만한 타결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한국의 민주화는 교회 민주화부터 시급히 이루어져야합니다. 가장 민주적이어야 하고 그 시범을 보여야할 교리를 가진 교회가 부내 1백년을 지나도록까지 권의주의적인 당회장 목사 1인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지요.』
1917년 함남 이원 출생인 강목사는 45년 학생중심의 평신도교회인 성야고보교회 (현 경동교회)를 세우고 시무하다가 49년 한신대를 나와 목수안수를 받았다. 캐나다 마니토버 신학부, 미국유니언신학대대학원 등에서 기독교사회윤리를 전공했고 뉴욕뉴스클에서는 사회학박사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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