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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 판매전 불꽃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3일의 대우자동차 르망 공장 준공을 계기로·현대·대우의 소형승용차 전쟁이 또 한차례 불꽃을 튀기게됐다.
더우기 대우 르망의 출현은 과거와는 달리 내년부터 시작될 미국시장 진출을 겨냥한 것인 만큼 이제까지 국내시장을 무대로 어항 속의 해전을 치러온 양 사의 판매경쟁은 해외로 무대를 넓혀 수출경쟁의 양상까지 띠게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는 기아가 81년 이래의 승용차생산금지조치에서 해제되는 것과 동시에 비장의 Y카를 무기로 내수·수출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고 외제승용차의 수입자유화로 미국·일본·서독·프랑스 등 각국 승용차까지 좁은 국내시장에서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여 승용차 판매 전정은 바야흐로 전면전 시대로 돌입하게된다.
국산승용차 5백53대가 처녀수출 되고 지프를 포함한 승용차 생산이 2만6천7백대를 기록한 76년이래 10년간 국내 승용차 시장을 주도해온 것은 현대 였다.
76년에 1만4천8백26대였던 현대의 승용차 생산량이 10년이 지난 85년에는 22만5천9백7O대로 15배가 늘었다. 같은 기간 대우의 생산은 3천7백88대에서 3만6천8백5대로 9·7배가 늘어 난데 불과하다.
상공부에 따르면 올해에 들어서도 현대는 이미 18만9천대를 수출한 외에 포니·엑셀· 프레스토가 국내소형차시장의 87·6%, 스텔라 및 소나타가 중형차 시장의 55·8%를 차지하고 있다.
공장규모에서도 현대의 울산공장은 부지 80만평에 건평17만평, 연간 차량생산능력 45만대, 종업원 2만1천명을 거느리고 있는데 비해 대우의 부평공장은 부지 30만평에 르망공장 준공전 까지만 해도 건평 4만5천 평, 차량생산능력 연산 8만1천대, 종업원 수 1만51명 규모였다.
기초체력에서 대우가 약한 셈. 그러나 르망 공장 준공으로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공장규모만 해도 르망공장 5만9천 평 신축으로 연건평10만4천 평으로 2배 이상, 생산능력은 16만7천대를 추가, 24만8천대로 늘고 종업원도 5천명이 늘게됐다.
현대 측에서 볼 때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새로 선보인 르망의 인기다.
대우는 공장준공식을 갖기 전인 6월부터 주요도시에서 르망에 대한 신차 발표회를 갖고 예약을 받기 시작, 7월25일부터 출고를 시작했는데 8월말까지 예약실적 1만1천대, 출고실적 3천9백47대를 기록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르망의 공세에 대해 현대측은 즉각 반격을 개시, 중형차 이면서도 소형차인 르망과의 가격차이가 80만원(르망 기본형 4백85만원)에 불과한 스텔라 기본형의 선전을 통해 값이 비싼 르망의 약점을 공격하는 한편 내수용보다 고급부품을 쓰고 있는 대미수출차종인 엑셀AMX·프레스토AMX·엑셀스포츠의 국내시판을 결정, 5일게 부터 출고하기로 했다.
이 수출품 시판가격은 르망보다 50만원정도 싸다.
르망 출현으로 내수시장의 싸움이 치열해지자 내년 초 미국시장에서 맞붙을 예정이던 르망과 엑셀AMX가 시기를 앞당겨 국내에서 전초전을 벌이게 된 셈이다.
현재로서는 이 싸움의 향방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대우측은 하이테크놀러지(첨단기술),하이이코노미(높은 경제성), 하이세이프티(안전설계) ,하이패션 (미래감각의 스타일)등 이른바「포 하이」를 기치로 내걸고 공세를 펴는 한편 값이 비싸다는 현대측의 공격에 대해 차체가 중형에 가까울 정도로 크다는 점을 들어 맞서고있다.
이에 대해 현대측은 엑셀AMX가 미국에서 인정받은 승용차라는 점을 강력한 무기로 들고 나오고 있다.
이처럼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도 양측이 모두 결전장을 국내가 아니라 해외시장이라는 점에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수출시장에서 고지를 차지하고있는 현대는 물론 내년에 진출을 앞두고 있는 대우나 기아도 수출에 대비한 시설확장 등 정지작업에 여념이 없다.
현대는 금년 중에 15만대 증설공사에 이어 내년에 다시15만대 시설을 추가, 87년 말까지 모두 75만대 생산시설을 확보할 예정이며 이 밖에 해외기지로서 금년 9월이나10월중에 캐나다의 퀴벡주에 연산 10만대규모의 승용차 조립공장을 착공, 88년9월부터 가동시킬 계획이다.
대우는 87년에 다시 르망공장의 생산라인을 늘려 모두35만9천대의 생산시설을 갖추기로 했다.<신성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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