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아프간 인질 한 명 몸값이 10억? 기자가 쓴 ‘국정원 실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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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전문 기자’로 꼽히는 김당 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이 쓴 『시크릿파일 국정원』(메디치, 664쪽, 2만8000원)은 일종의 ‘국정원 실록’이다. 20여 년간의 취재 결과를 총망라하고 역대 국정원장·요원들의 증언을 재구성해 르포 형식으로 풀었다. 책은 2007년 아프간 인질 19명 석방 당시 지불한 몸값이 한 명에 10억원 정도였다는 사실을 2008년 국회 정보위 결산 보고 취재 결과를 토대로 전한다. 또 1997년 해외 한국대사관으로 망명을 신청했던 탈북자들이 정부의 무관심으로 추방돼 7명이나 실종된 사건을 국정원 대외비 자료를 근거로 공개한다. 2005년 6월 기준 국정원 5급 이상 직원의 ‘출신’을 조사한 결과도 밝혔다. ‘고려대’ ‘경북고’ ‘영남 출신’의 숫자가 가장 많았다.

국정원이 정권 유지를 위해 벌였던 불법 공작의 흑역사도 책의 주요 내용이다. 또 미국의 CIA와 독일의 연방헌법수호청 등 선진 정보기관의 사례에서 국정원 개혁의 방향을 찾는다. ‘묻지마’식 비밀주의를 버리고,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해치는 우익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감시도 해달라는 것이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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