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히틀러처럼 나도 마약사범 300만명 죽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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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오른쪾)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을 히틀러(왼쪽)에 비유하며 마약사범 소탕 의지를 밝히고 있다.

‘막말 대통령’의 대명사가 된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번엔 자신을 히틀러에 비유하며 “300만명의 마약 중독자들을 학살하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30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고향 다바오로 돌아와 ”독일에 히틀러가 있다면, 필리핀에는...“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히틀러가 유태인 300만명을 학살했다며 자신을 히틀러에 동일시한 것이다.

그는 또 ”나는 내 나라의 문제를 끝내고 파멸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겠다“고도 했다.

지난 5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두테르테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특히 마약 사범들을 집중 단속하면서 3500여명의 마약 용의자가 사살됐다. 경찰에 적발된 경우도 있지만 많은 용의자가 자경단 등 민간인에 의한 ‘즉결 처형’이었다.

이 같은 초법적 ‘처벌’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우려를 표명했지만 두테르테의 입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

이날 두테르테는 대량학살 혐의로 국제재판소에 제소될 수 있다는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은 필리핀에서 법을 위반한 적 없다고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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