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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대수로 공사 어떻게 되고 있나|사막을 녹화하는 송수관공장 준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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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수주에서 시공에 이르기까지 얽힌 사연도 많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총 공사비가 33억 달러로 단일공사로는 세계최대규모인데다 유가하락·미국의 리비아폭격 등 국제정세마저 복잡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덤핑 때문에 공사를 맡은 동아건설이 망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더니 최근에는 불안한 정세 때문에 공사가 제대로 안되고 돈도 못 받아 고전중이라는 등 갖가지 루머가 난무했다.
이런 와중에서 이 공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초대형 송수관생산공장이 준 동됐다.
동아건설 측에 따르면 리비아가 유가하락, 미국의 경제제재·폭격 등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카다피」가 정치생명을 걸고 하는 공사라 항간의 루머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즉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의한 특별법을 제정, 최우선순위로 공사를 지원하고 있어 공사대금이 청구하는 대로 잘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 75%, 현지화 25%의 비율로 지금 까기 3차에 걸쳐 선수금 2억4천7백만 달러와 2백39차례에 걸쳐 기성 고 2억3천3백만 달러 등 11억8천만 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계약상 지급조건을 보면 제3국 은행에 연간 시공예정공사대금에 해당하는 신용장을 개설, 시공 후 대금을 청구하면 확인하는 대로 7일 이내에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다른 공사와 달리 대수로 공사 대금은 잘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리비아의 자금사정이 워낙 안 좋아 현지화지급비율이 조금씩 늘고 있고 국제정세불안·설계변경 등으로 자재조달이 여의치 않아 당초 83개월이던 공사기간이 92개월로 늘어나는 등 공사가 약간씩 지연되기도 한다.
또「카다피」가 어떻게 되어 정국이라도 불안해지면 문제가 간단치 않게 된다.
감 리 회사인 미국의 브라운 앤드 루트사나 기술제휴선인 프라이스 브러더즈 사는 미국인 철 수령에 따라 영국지사 사람들로 교체됐는데 영국마저 미국에 동조하면 공사가 여의치 않게 된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5단계로 나뉘어 발주될 계획. 공사비는 송수관생산 및 매설에 1백20억 달러, 농업기반조성 1백50억 달러 등 2백70억 달러로 천문학적 숫자다. 리비아내륙사막지대 지하에서 물을 퍼 올려 북부사막지대를 짙푸른 옥토로 가꾼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륙에서 북부지중해연안까지 4천70km에 걸쳐 직경4m짜리 대형송수관과 수만km의 거미줄 같은 관개수로도 개설할 계획이다.
하루 6백만t의 용수공급을 목표로 한 제5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면 농산물 21억9천만 입방m를 생산, 2억 아랍인을 먹여 살리겠다는「카다피」의 야심찬 계획이다. 2차 공사(25억 달러 규모)는 12월초 발주 될 예정이며 동아건설과 (주)대우가 수주준비를 하고 있다.
동아건설이 시공중인 1차 공사 규모는 33억 달러다.
리비아사막동남부의 타제르보와 사리르에서 지하수를 뽑아 북부시르테와 벵가지 지역까지 보내 용수난해결과 함께 3억3천6백만 평의 사막을 옥토로 만들자는 것이다.
타제르보·사리르사막 지하 6백m에는 거대한 호수가 묻혀 있어 하루 6백만t씩 최소 50년 이상 퍼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이 지하호수의 물을 놓고 한때 이집트가 나일 강물을 지하로 끌어가는 것이라고 이의를 제기해 리비아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퍼 올린 물을 직경4m 총 연장 1천8백95km의 대형송수관을 통해 하루에 2백만t씩 운반한다. 부산과 신의주를 왕복하는 거리다.
이곳의 표고가 북부해안지방보다 1백30여m쪽 높아 물은 별도의 가압 장치가 없어도 자연수압으로 북부까지 흘러가게 된다.
물을 운반할 송수관은 직경4m·길이7·5m·무게73t짜리 특수 콘크리트장관이다.
이 관은 실린더철판에 인조 고무 막을 입히고 가압 철선을 18km씩 감은 뒤 콘크리트 모르타르를 입힌 것이다.
이 대형송수관은 리비아사막 내륙에 있는 사리르 공장(66만7천평)과 지중해 연안 브레가 공장(42만4천 평)에서 만들어진다.
이번에 완공된 공장이 바로 송수관 생산공장으로 공장 건설비만 4억2천만 달러가 투입됐다.
이 공장에서 장장 1천8백95km에 걸쳐 묻을 송수관 25만3천 개(2천만t)를 만들게 된다.
이 두 공장은 완공 후 4년간 15분마다 한 개씩 송수관을 제작하며 송수관생산비만 15억 달러나 된다. 전체 공사비의 절반에 가깝다.
송수관생산에는 시멘트 5백30만 입방m(63층 빌딩 4·3배)·골재 1천3백37만 입방m(20t짜리 트레일러 6백 대분 물량)가 들어가며 실린더 철판 24만t과 지구를 73바퀴나 감을 수 있는 철선50만t이 소요된다.
관 생산을 위해 들어가는 골재는 1천3백37만7백t으로 삼일빌딩의 27배나 된다.
앞으로 남은 공사는 송수관생산 및 매설·저 수조 건설 등이다.
현재 총 공정은 34%로 91년 완공 예정이다.
대형 송수관을 묻는 일은 우선 운반이 큰 문제다.
이를 위해 모래를 걷어 내서 채취한 점토로 폭 11·4∼15m·길이 1천5백14km의 도로를 새로 만든다. 이 길 위로 1백20t짜리 특수트레일러 1백30대가 왕복하게 된다. 관 운반 도로건설에만 1억8천만 달러가 투입된다.
도로를 따라 송수관을 운반해 가며 7m깊이로 땅을 파 송수관을 1천8백95km에 걸쳐 묻게 된다.
2백70개의 취수 장에서 퍼 올린 물은 3백∼6백mm관 2백84km를 통해 용량 17만t짜리 물탱크3개에 모아진 뒤 대형송수관을 타고 북부지역의 관개수로에 물을 공급하는 벵가지 대형 저 수조까지 운반된다.
저 수조는 직경 9백23m·높이 9·8m로 4백만t을 저장할 수 있다. 팔당에서 하루에 공급되는 용수량이 1백20만t이니까 규모를 알 만하다. <이석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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