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남양주·평택 등 24곳 아파트 분양 어려워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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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 위험이 큰 수도권 8곳, 지방 16곳 등 전국 24곳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주택 공급량을 조절해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HUG 측은 보고 있다. 사진은 미분양 관리지역의 하나로 선정된 경기도 광주시의 대규모 아파트 공사 현장. [중앙포토]

경기도 고양·남양주·평택시 등 전국 24곳이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거나 미분양 감소가 더딘 곳 등을 말한다. 이들 지역에서 건설업체가 주택사업을 할 경우 분양보증 심사가 깐깐해질 전망이다.

HUG, 공급물량 간접 조절 목적
사업성 미리 평가, 분양 보증강화
지방선 광주 북구, 울산 북구 포함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수도권 8곳, 지방 16곳 등 전국 24곳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미분양 주택 수·인허가 실적·청약 경쟁률·초기 분양률 등을 고려해 선정된다. 박정오 HUG 도시정비심사팀장은 “미분양 위험이 큰 지역의 공급물량을 간접적으로 조절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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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선정된 지역은 수도권에선 경기도 고양·광주·남양주·시흥·안성·평택시, 인천 중구·연수구 등이다. 대부분 공급 과잉 우려로 올 들어 8월 말까지의 집값 상승률이 낮다. 특히 안성(0.07%)·평택(0.11%)·남양주(0.89%), 인천 연수구(0.89%)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수도권 평균(1.45%)에 못 미쳤다(KB국민은행). 지방에서는 광주광역시 북구, 울산광역시 북구, 강원 춘천시, 충남 공주·아산시 등이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들 지역에서 주택사업(임대 등은 예외)을 하려면 다음달 17일부터는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받아야 한다. 건설사 등 사업자가 땅을 사들이기 전 단계에서 HUG의 사업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한 사업장에 업체 10곳이 계약에 뛰어든 경우에도 업체 모두 예비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를 받지 않고 분양보증을 신청하는 경우 보증심사가 거절된다.

HUG는 예비심사 단계에서 입지·지역 수요·사업수행능력 등을 평가하고 양호·보통·미흡 등 3등급으로 분류해 심사 결과를 사업 예정자에게 통지한다. 심사 결과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 또는 분양보증 본심사에 활용된다. 이번에 선정된 지역 중 한 달 뒤 선정 때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벗어나더라도 3개월간 모니터링을 받는다. 그 기간 동안은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받아야 한다.

HUG는 매달 말 미분양 관리지역을 선정해 HUG·국토부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공고일 다음날부터 적용한다. 다만 이번엔 시행 첫 달인 만큼 다음달 17일부터 적용된다.

건설업계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특히 해당 지역에서 분양을 준비하던 건설사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지역으로 지정되면 승인 단계에서 사업이 지연되는 데다 분양을 시작하더라도 청약 성적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에서 신규 분양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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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열기가 꺾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시장 과열이라는 신호를 준 셈”이라며 “이에 분양시장도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특정 지역에서는 ‘미분양’ 낙인효과로 인해 지역별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등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택공급 관리를 본격화한 가운데 최근 수도권 집값은 상승세가 주춤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값은 0.44% 올라 전달(0.56%)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도 감소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28일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9950건으로 지난달보다 18% 줄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장은 “예년보다 빨라진 추석 연휴로 주택 구매 수요가 줄었고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해 매수자들이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성희·황의영·함승민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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