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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 룸살롱서 칼부림 4명 살해…병원에 시체 버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조직폭력배등 9명이 서울 영동유흥가 롬살룽에서 칼부림을 벌여 옆에서 술을 마시던 조직폭력배 4명을 살해한 뒤 시체를 병원 복도·계단에 버리고 같은 병원에 입원중인 동료폭력배 1명을 빼내 달아났다.
살해된 4명은 전남 목포에서 상경한 폭력배로 가해자들과 고향 선후배 사이로 밝혀져 경찰은 조직폭력배 사이에 얽힌 관할다툼 편싸움으로 보고 현장에 함께 있던 9명중 이동한씨(또·목포시 산정동 178의19)등 3명을 연행, 달아난 일당의 행방과 사건의 진상을 캐고 있다.
14일 하오11시쯤 서울 역삼동 603의5 지하 룸살롱 서진회관에서 술을 마시던 박성길씨(24·전과9범) 등 20대 조직폭력배 5명이 옆방에 있던 고룡수씨(28·전과9범)등 일행 7명중 40명을 생선회칼로 마구 찔러 살해했다.
범인들은 숨진 4명을 승용차에 싣고 8m쯤 떨어진 서울 사당동 정 정형외과로 가 시체를 병원입구등에 내려놓은 뒤 이 병원에 입원중이던 동료 홍성규씨(24)를 빼내 함께 달아났다.
경찰은 칼을 휘두른 5명이 모대학 졸업생인 박영진(25)·김동술(25)·장진석(27)씨와 재학생인 박성길씨(25)등으로 밝혀내고 긴급 수배했다.
피살된 고씨등 4명은 모두 목포의 고향 선후배들로 82년 조직폭력배 일제 소탕때 검거, 기소중지됐던 폭력전과자로 밝혀져 경찰은 이들이 나와바리(관할권)다툼이나 구원에 따른 보복으로 칼부림한 것으로 보고 연고지에 수사진을 보내 범인들을 추적중이다.
숨진 고씨는 84년 교통사고를 내 복역하다 이날 상오 8·15 특사로 수원 교도소에서 출감, 후배들과 환영식을 한다며 이날 술을 마시러 갔었다.
◇범행=피살된 고씨는 이날 8·15특사로 수원교도소에서 출감, 환영식을 하기 위해 고향 후배들과 함께 7명이 술을 마시러 갔다가 방이 좁다고 시비를 벌여 일행중 서원섭씨(24·피살·목포시 죽교동 369·전과8범)가 웨이터를 때리자 웨이터가 코피가 터졌다.
옆방인 16호실에서 술을 마시다 웨이터의 연락을 받은 범인들이 달려나와 『누가 때렸느냐』며 조씨의 오른손목을 칼로 내리쳐 난투극이 벌어졌다.
범인들은 모두 생선회칼을 갖고 있었으나 고씨 일행은 흉기가 없어 현장에서 4명이 온 몸을 난자당해 살해됐다.
숨진 사람은 설·주씨와 장경식(24)·송재익(23)씨등 4명이다.
일행중 두목격인 천종갑씨(43)는 『종갑이형은 피하라』는 연락을 받고 즉시 대피하고 이왕규씨(29·서울 한남동 29의4)는 카운터에 사람을 만나러 갔다가 무사했고 차권씨(25)는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 밴드 대기실로 숨어 변을 면했다.
◇시체운반=범인들은 범행 후 하오11시쫌 서진회관 17호실에서 나와 카운터앞 폭2m 복도와 주방·비상계단을 통해 시체를 끌고 주차장에 나온 뒤 자신들이 타고온 레코드로열승용차등 2대에 시체를 실은 후 나눠타고 봉은로를 따라 달아났다.
현관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종업원 정응주씨(24)에 따르면 건물 뒤편 비상계단쪽 주차장에서 자동차 엔진소리와 시끄러운 소리가 나 달려가보니 범인들이 승용차를 타고 달아나고 있더라는 것.
경찰은 범인들이 서진회관을 나온 뒤 봉은로∼지하철2호선 역삼역∼강남역∼서초역∼남부 순환도로∼사당 사거리를 거쳐 사당1동 정 정형외과까지 8km를 거쳐 하오11시30분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했다.
◇시체유기=범인들은 하오11시30분쯤 정 정형외과(원장 정태일·41·서울 사당1동 104)에 숨진 4명을 승용차 2대에 싣고 가 병원 2층 수술실·복도·계단등에 버리고 달아났다.
◇범인·피해자 주변=범인 장진석씨(27)는 차권씨의 목포 J국민학교 2년 선배이고 또다른 범인 동술씨(26) 역시 차씨의 국민학교 1년 선배.
범인 박성길씨(25)는 목포 H중·고를 졸업했고 이왕규씨는 목포 D중학교를 졸업해 가·피해자가 모두 전남목포·영암등지 선후배 사이.
숨진 고룡수씨(농장직원)는 지난해 서울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돼 목포교도소·수원교도소 등지에서 복역하다 14일 8·15특사로 출감했다.
조원섭씨·장경식씨(24)등 2명은 82년 목포경찰서 조직폭력배 일제소탕때 기소중지돼 그 후 경찰에 자수한 후 2∼4년전에 서울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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