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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미 ‘사드’ 겨냥 첨단 미사일 요격 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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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주 서북 지역에서 시행한 고고도 미사일 요격시험을 보도한 홍콩 명보 지면

중국 항공 당국이 지난 20일 신장(新疆) 쿠얼러(庫爾勒) 미사일요격시험장을 포함한 서북지역에 민항기 운항 금지를 통보해 인민해방군이 대기권(고고도) 미사일 요격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명보가 25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원거리 고각도·고고도 요격 시험은 한·미가 한반도 배치를 결정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 관찰자망은 민항국 공중교통관리국 항행정보서비스센터가 지난 20일 오전 1시20분부터 3시30분까지 7개 지역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비행금지 구역은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 위성발사센터와 신장 쿠얼러 미사일 요격 시험장을 포함한다. 중간 지역은 네이멍구(內蒙古), 간쑤(甘肅) 일대를 포함해 과거에 실시된 대기권 미사일 요격시험 지역과 비슷했다. 중국군은 2010년 이후 수 차례 고고도 요격시험을 시행했으며 표적 미사일 발사지점은 보통 간쑤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였다. 이번 비행금지 지역을 타이위안으로 설정했다는 것은 사정거리가 더 긴 모의 미사일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의미다.

이 밖에 항행정보서비스센터는 22일 다시 한 차례 비행 금지를 통보했다. 오전 2시7분부터 2시47분까지 설정된 2개 비행금지구역을 살펴보면 모의 표적 발사대는 신장, 요격 장소는 칭하이(靑海)로 1500㎞에 해당한다. 이는 1차 시험과 비교해 더 높은 고도에서 요격 시험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과학자 연합회(FAS)는 지난 2012년 중국이 칭하이성 시닝(西寧) 부근 기지에 둥펑(東風)-31, 둥펑-31A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배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홍콩 봉황망은 이번 대기권 미사일 요격시험은 보다 장거리와 고각 발사 표적에 대한 요격시험으로 실전 단계에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량궈량(梁國樑) 홍콩 군사평론가는 명보에 “‘고각도’의 의미는 이번 시험이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요격시험이었음을 의미한다”며 “적의 미사일을 상승하는 단계, 혹은 대기권에서 낙하하는 단계 두 가지 요격시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에 훙치(紅旗)-19 요격 미사일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량궈량은 “훙치-19의 요격 고도는 사드가 채용한 패트리어트-3 보다 200~300㎞ 높은 1000㎞ 사양의 둥펑-21을 개량한 것”이라며 “중국의 이번 요격시험은 한·미의 사드 요격 능력보다 우월한 미사일을 ‘사전에’ 테스트 함으로써 사드 요격 시스템의 무력화 방안에 대한 모색에 나섰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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