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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벼락이 싫지는 않았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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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목욕(?)해 돈 독(毒)이 오를까 걱정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어 정말 다행이예요."

지난 4일자 중앙일보 주말판 'WeeK&'의 프런트페이지(사진참조)를 화려하고 도발적으로 장식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돈 모델'조수빈(22.서울대 언어학과 4년)씨는 발랄하게 말했다. 로또를 통해 대박을 터뜨린 주인공을 다룬 '차라리 한국을 뜨겠습니다'는 기사의 표지 모델 이미지와는 다른 신세대의 상큼함이 묻어있다.

'사진 속 주인공' 조수빈양을 만나다

국내 처음으로 1만원권 지폐에 파묻히는 엽기적이고 이색적인 경험을 한 신인 모델 조씨는 "사람들이 그토록 갖기를 원하고 사람들을 울고울리는 돈으로 원없이 목욕한 것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다"며 웃었다. 평소 잘아는 언니의 소개로 우연히 중앙일보 사진모델로 등장한 조씨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말로 "돈벼락이나 한번 맞아봤으면…"하는 희망을 실제로 이루었다며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문 모델이 아닌 조씨는 현재 대학을 다니고 있으며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재원이다. 성형수술을 하지 않은 자연미인인 조씨는 지난해 미스 유니버스티 한국대회에서 '지(智) 덕(德) 체(體)' 가운데 당당히 '체'에 선발됐다.그녀는 다음달 대구에서 열리는 월드 미스 유니버스티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해 세계 53개국 대학생들과 함께 아름다움을 겨룬다.

단순히 재미있을 것 같아 로또기사 사진 모델에 응했다는 조씨는 "설마 진짜 돈을 욕조에 풀어 사진을 찍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촬영 당일 하루 숙박비만 7백만원이나 되는 고급호텔 스위트룸에는 은행 직원들이 1만원권 2만여장(약2억여원)을 담은 가방 옆에 긴장한 채 서 있었다. 모델 조씨가 욕조에 들어가자 직원들은 돈다발을 풀기 시작했다. 물대신 지폐로 욕조가 가득차자 결코 달콤하지만은 않는 냄새가 진동했다.

"돈 냄새가 어땠냐구요? 종이와 잉크 냄새가 뒤범벅돼 사람들이 그토록 좋아하던 돈인가 싶은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작업이 끝난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을 탔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돈냄새를 심하게 풍겨 좀 민망했다고 조씨는 회고했다.

엄청난 지폐 수(水)로 목욕을 한 덕분인가. 조씨는 의외로 돈에 대해서는 무덤덤하다.

만일 로또 1등에 당첨된다 하더라도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조씨는 말한다. 실제로 그녀는 지금까지 한번도 로또를 구입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기다릴 필요가 없는 즉석복권을 몇번 긁어본 것이 전부란다.

"아직 학생이라 그런지 돈 욕심은 많지 않아요"

조씨는 미스 유니버시티 입상 후 몇군데서 모델 제의를 받기는 했지만 중국 브랜드의 스포츠제품 홍보모델에 출연한 것 외에는 학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영어와 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조씨는 오프라 윈프리 같은 명 토크쇼 진행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녀는 얼굴이 예쁘고 공부만 잘하는 학생은 아니다. 해외 입양아들의 국내 친부모를 찾아주는 국제입양인봉사회에서 자원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회사원인 아버지와 전업 주부인 어머니,남 동생과 함께 살고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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