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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9천여점 화재무방지|독립기념관 전시관 방화시설 수동식 소화전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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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목천=임시취재반】독립기념관의 귀중한 유물을 전시할 전시관의 소방시설도 불탄 본관 못지않게 허술하며 국내외에서 기증한 중요유물 9천여점이 두달동안 화재무방비상태에 방치돼온 사실이 6일 밝혀졌다.
독림기념관측은 독립의 얼이 서린 중요유품 유물 9천5백85점을 전시키 위해 상설전시관 6동을 설계 시공하면서 구미·일본등 선진외국에서 사용하고있는 첨단소방시설인 할론(HALON) 방화가스설비·스프링클러등 자동시설없이 수동식 소화전만을 겨우 갖춰 화재때 유물들이 소실될 위험이 있다는 것.
독립기념관측은 지난6월부터 귀중한 유물을 6개 전시관에 임시로 보관하면서 전시관 내부의 인화물질 유무조차 체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가 본관 화재참사가 난뒤에야 뒤늦게 내부점검에 나서 유물들이 화마의 위험 앞에 그대로 방치돼왔음이 드러났다.
특히 독립기념관측은 전시관을 설계 시공하기전 루브르박물관등 외국의 주요기념관을 둘러보고 할론가스시설의 필요성을 당국에 건의했으나 예산관계로 반영되지 못해 준공후 기념유물전시에 불안해 하고있다.
◇화재무방비=6개 전시관중 지하소장고에만 스프링클러·할론방화가스설비·옥내소화전등 소화시설이 되어있고 제2∼6전시관에는 소화전만 갖춰져있으나 그나마 현재는 시험중인 상태.
따라서 본관과 같은 화재가 발생할 경우 유물들은 화마의 위험앞에 속수무책일수밖에 없는 실정.
독립기념관 설비과장 주용중씨(37)도 『유물전시관의 방화시설이 현재 시험가동단계이므로 정상작동이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전시관의 방화시설은 본관 1층의 중앙방재센터와 연결돼 작동하도록 설계되어있으나 중앙방재센터도 6일 현재까지 외국에서 들여온 최신기기들이 제대로 설치조차되지 않았다.
이들 시설에 대안 완전 가동은 당초 오는 15일 개관과 함께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본관 화재로 개관이 내년으로 늦춰짐에 따라 이들 시설의 정상가동도 늦어져 전시관의 유물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화재위험에 놓이게 됐다.
◇방화시설=전시관마다 1층 유물전시실은 옥내 소화전과 화재자동감지기· 폐쇄회로카메라 등이 설치되어있고 수장고가 있는 제1전시관의 지하1층에만 스프링클러와 할론가스장치가 설치되어있다.
◇할론가스시설=화재탐지기가 연기 또는 열을 경보하면 자동적으로 소화가스가 작동하는 최신식 소화시설. 1∼2분간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고 난후 통풍구등이 차례로 밀폐되고 가스가 분출된다.
이 시설은 가스로 진화하기 때문에 전시물에는 거의 손상을 주지 않는다.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디즈니랜드전시관 등 외국의 전시장에는 대부분 이 시설이 돼있으나 독립기념관 전시실에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설치되지 않았다.
◇대책=현재 유물전시관에 전시된 유물은 모두 9천5백여점.
이 유물들은 15일의 개관을 위해 진열을 끝낸 상태다.
그러나 독립기념관측은 현재의 유물전시관 사정으로 보아 본관과 같은 화재참사가 유물전시관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 전시유물을 재포장, 지하 수장고에 보관키로 하는 등 뒤늦게 화재비상대책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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