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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독자의 "여름대화"|월간 『심상』, 8번째의 해변시인학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한여름 바닷가에서 시인과 독자가 시의 축제를 벌였다.
「사람과 사람사이/섬과 섬사이/바람과 바람사이/눈감아도 보이는 그것을/당신은 무엇이라고 부르셨나요.」
시인 김종철씨가 지신의 시『가교』를 낭독했고 독자들은 『가교』의 시세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월간 시전문지 『심상』이 지난 1∼4일까지 제8회 해변시인학교를 연 강릉 동명국민학교에는 80여명의 시인과 1백90여명의 독자들이 모두 7개 가족으로 나뉘어 교실에 둘러앉아 시를 이야기했다.
시인학교에는 7년째 교장을 맡고있는 황금찬씨를 비롯, 정한모 김광림 성춘복 박동규 이근배 김종해 허영자 신달자 김제현 박현령 이명수 이상호 박주관 홍주희 조병초씨등과 부산 조의홍 차한수, 대구 이기철 서지월, 광주 범대순, 강릉 구영주씨등 전국에서 모여든 중견및 신진시인들이 「선생님」이 되었다. 또 소설가 김용성 정동수 기일혜씨 등도 초대되어 자리를 같이했다.
독자들은 여대생·회사원·교사등 직업도 가지각색이었고 나이로 봐도 10대문학소녀부터 50세의 가정주부까지 여러층이 모였다.
독자 노미내양(29·부산금강미술원 근무)은 『시인의 시각과 독자의 시각차이는 무엇인가요? 독자가 표현하지 못한 것을 시인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습니까?』하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시인이자 화가인 장윤자씨는 『시인과 독자의 시각차이는 근본적으로는 없습니다. 더 오래 고뇌하고 아픔을 겪는 것에서 시선이 깊어지며 표현은 많은 수련을 쌓으면 향상될 수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대화는 교실에서 뿐만아니라 해변에서도 이어졌다.
강릉해수욕장 군데군데 모여앉은 시인과 독자들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여 한껏 시심에 젖어들었다. 딱딱한 문학이론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시인의 개인적인 체험을 묻고 시인들의 시를 들으면서 시인과 독자는 더한층 가까와졌다.
허은경양(20·상명여대1년)은 『지면을 통해서만 보던 시인을 직접 만나게되어 매우 기쁘다』면서 『앞으로 문학을 공부해 보고싶다』고 말했다.
조병화시인은 『서적을 통한 지적경험도 중요하지만 스스로가 겪는 감성적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며 『시는 결국 자신의 감정적 경험을 밑거름으로 한다』고 경험적 문학관을 설명했다.
해변시인학교는 「현대시서정성과 서사성」 「시의 진실과 삶의 진실」등 강연과 시창작실기지도·만남의밤· 특기경연대회·가족별그룹 공동토의·해변백일장 등 다채로운 일정으로 진행됐다.

<강릉=양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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