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연간 투자, 영업이익의 2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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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LG유플러스는 2011년부터 4세대(4G) 이동통신망인 LTE를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TE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온도·습도 감지용 센서를 개발하는 이근화 엠버저 대표는 “자유롭게 LTE망을 쓸 수 있어 사업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관련 산업 성장 톡톡한 밑받침
시장 정체돼 추가 투자 먹구름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한 산업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안정적이고 빠른 통신망이 ICT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이동통신산업이 내년 한 해 동안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부가가치는 24조8000억원, 고용규모는 23만6000명에 이른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기업과 모바일 게임 업체도 이동통신사들이 잘 가꿔놓은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다.

통신 업계는 이동통신망이 2G에서 3G, 그리고 LTE에서 5G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통3사가 망 구축 등을 위해 투자하는 비용은 연간 6조~8조로 영업이익의 2배가 넘는다. 3G와 LTE 모두 100% 커버리지(도달 범위)를 구축하고 있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이 유일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투자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통신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성장 정체·매출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플랫폼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초기 단계라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시장 정체로 인한 통신 산업의 역성장을 막기 위해 유인·지원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이동통신용 주파수 대가를 낮추 는 등의 내용이 담긴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이통사들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2020년까지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구축 분야에 예산 26조원(240억달러)을 지원하기로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제 통신 산업도 전기, 도로, 철도 같은 기본 인프라 산업으로 바라봐야 할 시기”라며 “정보기술(IT) 제조업체, 인터넷업체, 게임업체 등 ICT 연관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통신 관련 투자환경 조성과 제도적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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