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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잦은 트림? '기음증'일 수 있어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일상생활 속에서, 혹은 식사를 한 후 습관적으로 너무 자주 트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트림이 너무 잦아서 불편하다고 호소한다. 주위 사람들을 보기 민망하다거나, 심지어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꺼려진다는 사람도 있다. 트림이 자주 생기는 이유는 무엇이며, 트림을 너무 자주 하는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트림이 유발되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 첫 번째 원인은 습관적으로 공기를 삼키는 버릇 때문이다.

얼마 전 진료를 본 30세 된 미혼 여성의 사례를 들어볼 수 있겠다. 이 여성은 배가 부르고 답답해서 도저히 음식을 먹을 수가 없다고 했다. 진찰을 하는 중에도 계속해서 끊임없이 트림을 하는데 정말 보기에도 딱할 지경이었다. 약 1개월이 되었는데 큰 병원에 가서 위내시경 검사를 했는데 이상은 없다고 했다고 한다. 그동안에 체중도 한 3kg이 줄었다.

요즘은 죽을 먹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고 한다. 잘 안 먹으면 체중이 주는 것은 당연하다. 진찰을 해 보니 정말로 배가 불러져 있고, 타진을 해 보면 배 속에 공기가 가득 찬 것을 알 수 있었다. 배가 불러서 음식을 먹을 수 없겠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복부 단순 촬영을 시행했더니 위의 궁륭부가 마치 공처럼 둥그렇게 부풀어 올랐고 그 밖에도 소장 및 대장에도 공기가 많이 차 있었다.

이 여성분은 공기를 삼키는 버릇 때문에 이런 증상이 생긴 것이다. 신경이 예민하면 순간적으로 공기를 계속해서 마시는 현상이 생긴다. 이것을 기음증(氣飮症/aerophagia) 이라고 한다. 이런 분들은 계속해서 트림을 해서 공기를 빼 내고 트림 후에 곧 공기를 마시곤 하는 증상이 연속된다. 공기를 삼킨 경우, 아주 소량의 공기만이 위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며, 대부분의 공기는 다시 트림을 통해 밖으로 나가게 된다. 공기는 위로 뜨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위 안에 있는 공기가 식도를 자극하며 트림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일종의 신경증의 증상이며 위나 장의 문제가 있는 병은 아니다. 이 분은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난 후에 이런 증상이 생겼다고 한다. 안정제와 같은 약을 잘 써보아야 하며 잘 호전이 안 되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 습관 교정도 필요하다. 자신도 모르게 공기를 삼키는 사람들의 식습관을 자세히 살펴보면 음식을 한 번에 꿀꺽 삼키거나 너무 빨리 먹는 경향이 있다. 또한 대부분 식사하는 동안 말을 많이 한다. 이러한 경우 지나친 양의 공기가 위 속으로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사람들은 음식을 되도록 천천히, 말을 자제하면서 먹는 것이 좋다. 또한 껌을 씹는 행위 및 흡연도 공기의 섭취를 증가시키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한편, 스트레스를 받을 때나 긴장할 때에도 무의식적으로 많은 공기를 삼킬 수 있으므로 마음을 편하게 가지도록 한다.

트림을 많이 하는 두 번째 원인은 위에서 가스가 많이 생산되는 음식이나 음료를 먹는 것이다. 야채 또는 과일, 그리고 사이다와 맥주 같은 탄산음료는 위 안에서 가스를 많이 만든다. 사과, 포도 등으로 만든 과일주스도 트림을 잘 발생시킨다. 트림이 너무 잦아 고민이라면 앞서 언급한 음식을 먹을 때 양을 자제하며 먹는 것이 좋다.

트림을 유발하는 세 번째 원인은 위장질환 때문이다. 위식도 역류질환이나 위암,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또는 기능성 위장질환이 있는 경우 자주 트림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질병이 있는 경우 흔히 트림 외에 속쓰림, 울렁증, 윗배가 더부룩한 증상 또는 상복부 통증이 동반된다. 한편, 당 분해효소 결핍증이 있는 경우 우유나 유제품 섭취 시 트림이 많이 나올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더부룩함 또는 설사를 동반되는 수가 많다. 따라서 잦은 트림과 함께 속쓰림, 더부룩함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으며,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트림의 빈도도 낮아질 수 있다.

☞ 민영일 원장은...

우리나라 내시경 역사의 산 증인이다. 전 아산병원 소화기센터장으로 정년 퇴임한 후 현재 비에비스 나무병원 대표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전자 내시경 시술을 처음 시행하고 전파한 의사이자 내시경 관련 다섯개 학회 모두 학회장을 역임한 유일한 의사이다. 서울대 의대 내과 졸업 후 아산병원에서 오랜 교수 생활을 하며 의사들이 뽑은 '위장 질환 관련 베스트 닥터'로도 선정된 바 있다. 특히 환자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해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 의사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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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일 기자 webmaster@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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