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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으로 건물주 돼 볼까…미국부동산공모펀드 투자 전망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00만원으로 ‘건물주’ 돼볼까. 그것도 국내가 아니라 미국 빌딩이다.

19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모집을 시작한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공모펀드’는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는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다.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 영업점에서 28일까지 판매한다. 만기는 7년 6개월.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원, 모집 한도는 3000억원이다. 한도가 차면 조기 판매 마감될 수 있다.

실질금리 0% 시대, 예금은 지루하고 주식은 위험하다. ‘꼬박 꼬박’ 월세 나오는 빌딩 투자가 부럽지만, 장삼이사 일반인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그런데 1000만원만 있으면 미국 빌딩 주인이 될 수 있다니 관심이 집중됐다.

이 펀드가 투자하는 대상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스 빌딩 4개 동이다.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완공되는 신규 건물로, 이 지역의 씨티라인 복합단지에 위치한다. 이 단지는 2013년부터 생활·업무·여가 등 원스톱 라이프스타일 업무 환경 조성을 위해 시가 전략적으로 개발 중인 곳이다. 국제공항과 버스, 전철노선 및 주요 고속도로와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운용사가 강조하는 투자 포인트는 이 빌딩의 임차인이다. 100여 년 역사의 북미 최대 손해보험사인 스테이트팜이 이곳 오피스 임대면적 전체를 본사로 사용한다. 20년 이상 장기임차 계약을 맺었다. 전체 임대면적의 95.3%가 이미 임차인이 정해진 셈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공실 걱정이 없다는 의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성태경 리테일마케팅부문 상무는 “오피스 빌딩에 투자할 때 가장 우려되는 점은 임대가 잘 될지, 임대료를 못 내는 세입자가 나오면 어쩌나 하는 부분”이라며 “펀드가 투자하는 빌딩은 그런 임대 관련 리스크가 거의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의 예상대로라면 연 5~6% 수익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펀드는 반기마다 임대료 등의 수익금을 분배할 예정이다. 첫 분배금은 내년 6월 말 지급된다. 임차 리스크는 없다지만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우선 펀드 만기 때 빌딩을 팔 경우 가격이 문제될 수 있다. 2008년과 같은 위기 상황으로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다면 건물을 제값을 받고, 제때 팔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부동산 값이 많이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지금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이른바 ‘상투 잡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 들어 미국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고 있다. 이런 흐름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지표를 봤을 때 미국의 부동산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며 “부동산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은 위험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투자 여건이 좋은 물건이라면 이미 기관들로부터 자금 모집을 끝냈을 것”이라며 “공모 자금을 모은다는 건 그만큼 투자 물건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반증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태경 상무는 “실제로 관심을 보이는 기관들이 많았지만 개인들에게 새로운 자산관리의 수단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공모 펀드로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주는 상품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문제도 있다. 환헤지를 하지 않아 수익이 달러화 가치에 연동된다. 설정 시 기준환율은 달러당 1160원. 만기(7년 6개월) 때 환율이 100원 오른다면 건물값이 변하지 않았더라도 약 2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수료도 고려해야 한다. 펀드 가입하자마자 판매수수료 2%를 떼고, 매년 보수로 1%를 내야 한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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