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20명 미군부대 기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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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5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수배 대학생들에게 관용을 베풀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서울 도심 미군 부대에 기습 침입, 성조기에 불을 붙이는 과격 시위를 했다.

검찰과 경찰은 이들이 미군 부대에 게양돼 있던 성조기를 끌어내려 태운 점을 중시, 적극 가담자와 주모자는 모두 구속 수사키로 했다.

25일 낮 12시30분쯤 한총련 소속 대학생 10명이 서울 중구 을지로 미 극동공병단 영내에 들어가 시위를 했다.

이들은 "미국은 한반도 전쟁 계획을 중단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부대 후문을 강제로 밀고 들어가 게양돼 있던 성조기를 끌어내렸다. 학생들은 끌어내린 성조기를 붙잡고 부대 경비원들과 승강이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찢어진 성조기에 불을 붙였다.

경찰은 영내에 진입한 서울대 3년 金모(22)군 등 10명과 부대 바깥에 있던 10명 등 20명을 현장에서 붙잡아 서울시내 4개 경찰서에서 분산 조사 중이다. 최기문(崔圻文) 경찰청장은 경비책임을 물어 관할인 중부경찰서 박노산 서장을 인사 조치키로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대검 공안부는 "한총련 소속 수배자와 내사자 1백52명 중 79명에 대해 우선 불구속 수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불구속 수사 대상을 '각 대학 부총학생회장 또는 단과대 학생회장 중 불법행위나 폭력행위에 주도적으로 가담하지 않은 대의원들'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들이 자진 출두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중대한 범죄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수배를 해제하고 불구속 기소하거나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등 관용을 베풀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언.전진배 기자

[바로잡습니다]

7월 26일자 '한총련 20명 미군부대 기습' 기사에서 "최기문 경찰청장은 관할 중부경찰서장에게 경비 책임을 물어 인사 조치키로 했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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