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놀라 뛰쳐나왔다가…경주 지진이 잡은 음주사고 수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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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로 수배를 받던 30대 남성이 지진에 놀라 집 밖으로 나왔다가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지방경찰청 제1기동대는 추석 연휴 특별방범기간인 지난 12일 오후 5시 남구 일대를 순찰하던 중 수상한 BMW 승용차를 발견했다.

번호판을 포착해 차적을 조회해보니 구속영장이 발부된 A(34)씨의 차였다.

A씨는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다치게 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검찰 조사에 불응해 지난 6월부터 수배가 내려진 상황이었다.

경찰은 차주의 주거지를 찾아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대답은 없었지만 내부에서 인기척을 느낀 경찰은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A씨의 차량 인근에서 잠복했다.

잠복 중이던 오후 7시 44분, 울산 인근 경주에서 규모 5.1에 지진이 발생했다.

경찰은 A씨가 지진에 대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집 앞으로 다시 올라갔다.

마침 오피스텔 관리실에서 대피를 안내하는 방송이 나왔고 A씨는 경찰이 기다리고 있는 문 밖으로 제발로 걸어나왔다.

경찰은 ”지진 때문에 수배자를 검거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A씨도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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