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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개헌안 빨리 정하자"|민정 서울출신의원 간담회 지상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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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5월부터 지역별 소속의원간담회를 가져온 노태우 민정당대표위원은 11일 당사에서 그 마지막 모임으로 서울출신의원간담회를 가졌다.
지역구 13명, 전국구 4명 등 17명의 의원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각 분야 문제점이 홍수처럼 쏟아져 회의에 1시간30분, 발표내용 조정에 1시간이상 소요돼 회의분위기와 여당고민을 간접 설명해줬다. 다음은 발언요지.
▲노 대표=국회개헌특위가 구성합의에도 불구하고 가동이 안돼 모두 답답한 심정인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당의 지역별 헌법간담회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어제 헤리티지 재단 인사들과의 토론에서 우리 나라에는 아직 혼란의 변수가 잠복해 있다고 말했다. 정국주도방안 등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달라.
▲윤길중 의원=민정당이 정국운용에 있어 밀린다는 얘기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우리가 주도하고 있다고 본다. 당이 행정부를 주도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이종찬 의원=민정당이 재벌과 가깝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재벌비호인상을 빨리 씻어야한다. 서명교수문제 등 문교정책이 소신 없이 왔다갔다하는데 당이 주도적으로 대책을 세워야겠다. 통화량이 늘어 그간의 물가안정을 이룩한 공이 없어질 것 같으니 대책을 세워야겠다.
▲이찬혁 의원=민심수습을 위해 당 체질을 개선하고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해 일대 개혁조치가 단행돼야 한다. 근로자도 민정당이 포용하고 국민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김정례 의원=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 당이 단결하자. 정치적 누수현상을 막기 위해 당이 국정을 과감하게 이끌어 나가자. 지역구활동을 하면서 직선제폐단을 설명하면 『민정당안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빨리 확정되지 않는 사정은 이해하나 안타까울 때가 있다.
▲임철순 의원=우리 국민은 이지적으로 판단하기보다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민정당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김기배 의원=부실기업정리와 관련해 정부가 재벌기업에 특혜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표해야 한다. 부실기업 정리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이들에게 지원하는 자금을 중소기업에 돌려야 한다. 대기업의 중소기업영역침해와 대금결제지연은 시정되어야 한다. 대기업은 첨단산업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 내년 예산에 도시영세민대책예산을 획기적으로 반영해야한다.
▲권영우 의원=수출경기는 호전되고있으나 내수경기부진으로 중소기업이 고전하고 있으니 경기부양책을 세워야 한다. 도시영세민에게 취업기회를 늘려주기 위해 건축경기를 활성화해야한다.
▲허청일 의원=서울의 노동인구 중 약 4할이 안정적으로 직업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이 대책을 세워야한다.
공직자 부조리에 대해 당이 매를 들고 기강을 잡아야한다.
정부·여당이 대기업에 특혜를 주고 있지 않다고 보지만 국민이 믿지 않아 안타깝다. 대기업 스스로 홍보해야한다.
▲홍성자 의원=지구당위원장에게 보다 많은 힘을 주어야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여당의원이라면 돈과 권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자기아들 등록금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을 누가 믿겠는가.
▲봉두완 의원=직선제 폐단을 홍보할 때 『하루 왕 노릇을 하고 7년간 노예를 하는 것이 직선제』라고 하면 좋을 것이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구석구석 살펴서 대책을 세워야한다. 당에 돈이 없어 의원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한다.
▲이세기 의원=오늘 모임에서 문제제기는 홍수처럼 나왔는데 해결통로가 좁은 게 안타깝다.
서울은 전체인구의 4분의1이 사는 지역이고 국정의 중심지인 만큼 14개 지구당을 단순한 92개 지구당 중 14개라고 인식해서는 안된다. 서울에는 특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지식층과 20, 30대 젊은 층에 파고들고 시정문제에 있어서도 일대개혁을 해야할 단계에 와있다.
▲정남 의원=민정당 지지세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특히 전체 유권자의 60%를 차지하는 젊은 층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한다.
▲이용훈 의원=대학졸업생 취업문제와 관련, 당에서 진지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대도시 젊은 층을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당 정책기구가 다원화돼 혼선을 빚고 당력이 분산되는 감이 있는데 체계적으로 정비해야한다.
▲한양순 의원=친여 세력의 결속이 필요한 때다.
▲현홍주 의원=민정당은 밝은 미래를 지향하는 정당의 모습을 새롭게 갖춰야한다.
▲조경목 의원=헌법개정에 과학기술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조항을 넣어야한다.
▲남재희 의원=근로계층을 위해 당이 노력해야하고 20, 30대에게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후보자나 후계자라는 용어보다는 뉴 리더나 간판스타라는 표현이 바람직하다.
어떻든 우리도 빨리 뉴 리더를 정해 국민 속에 부각시켜나가야 된다고 본다.
▲나웅배 정책조정실장=당은 앞으로 재벌을 규제하는 방향에서 정책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도시영세민 대책은 현재 구체적으로 협의중이다. 통화량과 관련, 정부·여당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인플레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방안을 연구·검토중이다.
▲정순덕 사무총장=그동안은 국민의 희생 위에 안정위주의 정책을 펴왔는데 앞으로 어려운 계층을 돕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겠다.
▲노 대표=총재께서 무얼 자꾸 결정해 주기를 바라고 또 그래야만 권위가 서는 것으로 생각하는 우리 자신의 타성이 많은데 이 같은 태도는 비민주적인 발상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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