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문재인 단일화 말씨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1일 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포문은 안 전 대표가 열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제주당원 대상 강연에서 “대선에서 양극단 세력과의 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말했다. ‘양극단 세력에 더민주가 포함되느냐’고 묻자 “제가 ‘양극단의 당’이 아닌 ‘양극단 세력’이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내 ‘친박’, 더민주 내 ‘친문’ 등을 꼬집어 연대 불가 대상으로 지목한 셈이다. 안 전 대표는 그러면서 “양극단 중 한쪽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국가는 더 불행한 쪽으로 빠진다”고 주장했다.

안 “양 극단 세력과 연대 불가”
문 “정권교체가 개인보다 우선”

이날 광주광역시에서 안 전 대표의 말을 전해 들은 문 전 대표는 “정치인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은 ‘이제는 좀 정권이 바뀌어야겠다. 그래서 세상이 좀 달라져야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간절함을 받아들이며 노력하면 통합이든 단일화든 길이 보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가 무엇보다 우선되는 과제다. 이는 당이나 개인 정치인을 뛰어넘는 우리가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숙명적 과제”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을 전해 들은 안 전 대표는 “지금은 정권교체를 넘는 체제교체가 필요하다. 미래를 준비하고 대한민국의 문제를 풀어나갈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으로 재차 대응했다.

두 사람은 이날 나란히 전기차를 탔다. 문 전 대표는 기아차 광주 공장에서 생산한 ‘쏘울’ 전기차를 직접 운전해 광주 일정을 소화했다. 안 전 대표도 제주공항에서 현대차의 ‘아이오닉’ 전기차를 렌트해 강연장으로 향했다.

강태화 기자, 제주=안효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