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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 또 분홍저고리 이춘희 등장 "핵탄두 폭발시험 성과적 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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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아나운서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은 9일 조선중앙TV를 통해 ‘핵무기연구소 성명’ 형식으로 5차 핵실험 사실을 알렸다.성명은 “새로 연구제작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을 단행하였다”며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과적으로 진행된 것과 관련하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는 북부 핵시험장의 우리 핵과학자, 기술자들에게 뜨거운 축하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성명은 이어 이번 핵실험에선 “전략탄도로케트(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 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오후1시30분(북한 시간 1시)에 예고 없이 나왔다. 지난 1월6일 4차 핵실험과 2월7일 사실상의 장거리 미사일인 광명성 4호 발사 성공 소식은 ‘특별 중대보도’ 형식으로 전했으나 이번엔 ‘핵무기연구소 성명’이라는 수위가 낮은 형식을 취한 것이 눈길을 끈다. 보도는 4차 핵실험과 광명성 4호 발사 성공 소식을 전했던 북한의 베테랑 여성 아나운서 이춘희(72)가 또 담당했다. 이춘희 아나운서는 이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진분홍색 저고리에 검은색 치마를 받쳐 입고 성명을 읽어 내려갔다. 지난 4차 핵실험과 광명성 4호 발사 때와 똑같은 차림새였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 성과와 관련 “시험 분석 결과 폭발위력과 핵물질리용곁수 등 측정값들이 계산값들과 일치한다는 것이 확증됐다”며 “방사성 물질 누출 현상이 전혀 없었고 주위 생태 환경에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핵탄두가 표준화,규격화됨으로써 우리는 여러가지 분열물질에 대한 생산과 그 이용기술을 확고히 틀어쥐고 소형화,경량화,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대로 필요한만큼 생산할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의 핵무기병기화는 보다 높은 수준에 확고히 올라서게 됐다”고도 주장했다.

북한은 이어 핵실험 발사 책임을 미국과 한국 등에 돌렸다. 이번 핵실험이 “당당한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공화국의 지위를 한사코 부정하면서 자위적 권리 행사를 악랄하게 걸고 드는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 위협과 제재 소동에 대한 실제적 대응조치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성명은 이어 “적들이 우리를 건드린다면 우리도 맞받아칠 준비가 돼있다는 초강경 의지의 과시”라고도 했다. 성명은 “미국의 가증되는 핵전쟁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존엄과 생존권을 보위하기 위한 국가 핵무력 질량적 강화조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마무리하며 앞으로도 핵ㆍ미사일 도발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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