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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커제, 삼성화재배 사상 최연소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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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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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2국> ●·스 웨 9단 ○·커 제 9단

12보(138~150)=우상귀 쪽으로 뛰어든 커제의 38은 승부수. 여기서 수를 내지 못하면 스웨의 승리가 확실해지고 결승 3번기는 1대 1이 된다. 마지막 한 판을 더 두게 되는데 승부의 심리는 막바지에 쫓기는 쪽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게다가 커제는 33연승으로 이어온 ‘백번무적’의 신화가 깨진 충격으로 마음의 부담이 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스웨로서는 38의 침투 자체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

그런 아쉬움 짙은 후회가 종반까지 침착하게 전국을 주도해온 스웨의 마음을 흔들어버린 것일까. 흑39는 근거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강수 같지만 초조함이 엿보이는 버팀이다. 여기서는 냉철하게 ‘참고도1’의 흑1로 단단하게 내려선 뒤 백2에 흑3, 백4면 흑5로 잡으러 가는 수단이 더 강력했다는 게 박영훈 9단의 견해.

41은 침투한 백을 잡겠다는 의지가 박약하고 백의 2차 침투를 경계하는 것 같은 어정쩡한 응수. 42로 하나 붙여두고 44로 내려서니 45가 불가피하다. 45로 설 수밖에 없을 때 46으로 미끄러져 안정을 취하니 백은 이미 투망을 빠져나간 물고기, 흑은 속수무책이다. 뒤늦게 ‘참고도2’의 흑1 이하로 잡으러 가봐야 백8까지 안 된다. 48, 50으로 완생의 형태를 갖추며 상변 흑의 진영을 초토화시켜서는 승부 끝이다. 커제, 18세 4개월로 삼성화재배 사상 최연소 우승. 150수 다음 줄임 백 불계승.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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