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핏빛으로 물든 강물…오염업체는 오리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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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북부 공업도시 노릴스크의 달디칸강 강물이 피처럼 새빨갛게 변한 사진이 6일(현지시간) SNS상에 공개됐다. 러시아 노릴스크에 거주하는 바살리가 카테리나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무서운 광경이다. 주민들은 아직도 강변에서 버섯과 과일을 채취해서 먹고 있다"며 이 사진을 게재했다. 이 사진을 본 일부 노릴스크 주민들은 "지난 6월부터 강물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당국은 즉각 수사에 나섰다.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달디칸강 강물의 색이 변한 것은 인근 노릴스크니켈 공장의 도관이 파괴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강 인근엔 세계 최대 니켈 생산업체인 노릴스크니켈의 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데이비드 챔버스 미국 공공참여과학센터 회장은 달디칸강의 색 변화가 "광산 폐기물이 유출됐을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강물을 마시고 사는 인근 주민에게는 심각한 건강 위협이 제기됐다. 로날드 코언 콜로라도대 교수(환경공학)는 "광산 폐기물이 많이 함유된 물은 독성을 띈다. 이 정도로 붉은 색의 물은 마시거나 가축에게 주면 안 되고 농지에 사용해도 안 된다"고 말했다.

노릴스크니켈 측은 성명을 통해 "우린 잘못한 게 없다. 달디칸강의 색은 평상시와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러시아 RIA노보스티 통신은 보도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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