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은 선거인단, 트럼프는 지지율 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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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대선(11월 8일)을 두 달 앞두고 언론사의 여론 조사마다 전망이 갈리는 접전 양상이 시작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서베이몽키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50개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힐러리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에 우위를 보여주고 있음을 정확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반면 CNN은 같은 날 발표한 ORC와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클린턴의 우세는 증발했다”고 전했다.

미국 대선 두달 앞두고 초접전
언론사 여론조사마다 엇갈려

WP 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은 50개주의 선거인단 중 244명을 확보해 126명을 얻은 트럼프를 크게 앞섰다. 미국 대선은 주별로 치러지는데 주별 승자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갖는 승자독식제다. 클린턴은 이에 따라 접전으로 조사된 경합주 10곳 중 플로리다주(선거인단 29명) 한 곳만 승리해도 선거인단 과반수(270명)를 확보해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 클린턴은 뉴욕·캘리포니아주 등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서부·동부 일대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트럼프는 제조업 침체로 경기가 악화된 이른바 러스트벨트 등 중서부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WP는 “이번 종합 여론 조사는 트럼프의 결정적 약점인 백인 대졸자 표의 한계, 특히 여성 표 부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백인 대졸 유권자들로 보면 클린턴은 31개주에서 트럼프를 앞섰다. 트럼프 우세로 나타난 주는 13개주였다. 2012년 백인 대졸 투표자중 56%가 공화당 밋 롬니를 지지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42% 만을 얻었던 것과 다르다. 같은 날 공개된 NBC뉴스와 서베이몽키의 주간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 48% 대 트럼프 42%로 클린턴 우위다.

하지만 CNN 조사에 따르면 일반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 트럼프는 45%로 클린턴의 43%를 2% 포인트 앞섰다. 자유당 게리 존슨, 녹색당 질 스타인을 포함한 4자 대결에서다. 2% 포인트는 오차범위 내이지만 트럼프가 역전했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에 미칠 심리적 효과가 만만치 않다. CNN 조사에선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 유권자들이 트럼프로 쏠리며 역전이 가능했다. 트럼프가 무당파의 절반(49%)을 가져간 반면 클린턴은 29%에 그쳤다.

이날 조 바이든 부통령은 신뢰의 위기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클린턴을 향해 “마음을 열라”고 주문했다. CNN 조사에서 클린턴 지지자 중 “트럼프가 더 믿을 만하다”고 응답한 이들이 11%나 나왔다. 지난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군 중 신뢰도 선두를 지켰던 바이든 부통령은 “내 조언은 그냥 마음을 열라는 것”이라 고 말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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