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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중·고교생이 술 마시는 주된 원인은?…"대인관계 스트레스"

중앙일보

입력

대인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남자 중·고교생은 과도한 음주를 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최재우 연세대 보건학과 연구팀은 2007~2012년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 참여한 중·고생 44만2113명을 분석한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대인관계와 외모, 건강 등의 요인에 따라 스트레스를 느끼는 청소년과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 청소년의 ’문제 음주‘ 위험도를 비교했다. 문제 음주는 술을 마신 뒤의 경험 6개 항목 중에서 2개 이상에 해당하는 걸 의미한다. 구체적인 항목은 ▶술을 마시고 오토바이 등을 운전하거나 음주자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등에 탑승한 경험 ▶기분을 풀거나 남들과 어울리기 위해 술을 마신 경험 ▶혼자서 술을 마신 경험 ▶술을 마시고 기억이 끊긴 경험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술을 적게 마시라는 이야기를 들은 경험 ▶술을 마시고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은 경험 등이다.

분석 결과 남학생은 대인관계에 따른 문제 음주 성향이 강했다. 선생님과 갈등을 겪어서 스트레스를 받은 남학생은 문제 음주를 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47배나 높았다. 또한 부모와 갈등을 겪으면 1.28배, 친구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1.26배로 위험도가 뛰었다. 다만 건강이나 돈, 외모 같은 문제는 상대적으로 음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여학생도 대인관계 스트레스와 문제 음주 위험도가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남학생만큼 강하진 않았다.

연구팀은 "어른 세대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대인관계에 따른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성별로 다른 접근법을 가질 필요가 있다. 충분한 의사소통과 협력을 한다면 학생들이 문제 음주에 빠질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Addictive Behaviors’ 최신호에 게재됐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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