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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운영 시설 모두 "예선탈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쓰레기 체전, 무질서 대회」-.
석 달 뒤 아시안게임의 예행연습 삼아 20일부터 서울에서 성대하게 치러지고 있는 제67회 전국체전이 관객들의 공중질서 의식부족, 일부시설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석 달 뒤 국제행사주최를 걱정스럽게 하는 「부끄러운 대회」로 되어가고 있다.
경기장마다 관중이 빠지고 나면 안팎 어지럽게 널리는 쓰레기와 오물, 「금연」표지 경기장안에서 마구 피워대는 담배로 연기가 가득한가하면 경찰서코앞 주차장에선 대낮 차털이까지 날뛰고 자리가 모자라는 식당에는 점심때면1시간 걸려 끼니 때우는 장사진.
그동안 시민들의 자각과 노력이 돋보였던 경기장질서와 공중도덕이 아직도 몸에 배지는 못한 것일까. 시민들의 되돌아봄이 아쉽다.

<무질서>
20일 개회식이 끝난 직후 관중들이 빠져나간 잠실 메인 스타디움은 스탠드와 통로, 경기장 밖에까지 개회식의 스카프섹션에 썼던 봉투·마스크·스카프와 종이 봉지·휴지 등이 어지럽게 널러 보는 사람마다 혀를 차게 했다.
경기장 밖 곳곳에는 쓰레기통이 마련되기는 했으나 절대수가 부족, 여기저기 쓰레기와 오물이 널려 보기가 민망스러웠다.
21일 하오 잠실수영장에서 벌어진 수영경기는 관중들이 마구 피워대는 답배로 실내에 연기가 가득차 여자선수들은 기침을 해대는 모습도 보였다.
실내엔 곳곳에 금연표지가 있었지만 관중들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배구·핸드볼 등 실내경기가 벌어진 경기장도 마차가지로 대부분 관객들은 금연표지에도 불구, 담배를 피워댔다.
휴일인 22일 보라매공원서 열린 양궁경기는 산책 나온 시민들이 주변을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일부 경기진행이 늦어지기도 하는 해프닝.

<시설부족>
잠실 종합운동장의 경우 수용관객 수에 비해 식당·매점·휴게실 등 편의시설이 모자라 관객이 많이 몰리면 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운 혼잡.
22일의 경우 낮 12시부터 식당에 손님이 몰리기 시작, 50여명이 장사진을 이루었으며30분∼1시간씩을 기다렸다 간신히 요기를 하기도 했다.

<범죄>
86·88 양 대회의 공용주차장으로 사용될 ,강남경찰서 바로 밑 탄천 주차장에서 21일 하루사이에 3건의 차털이가 발생하기도 했다.
21일하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었던 기?철씨(육상심판·성대교수)와 장희규씨(달리기 심판장)는 차 문짝을 뜯고 물건을 꺼낸 범인들에게 카 스테레오 등 3백여만원 어치의 금품을 털려 강남경찰서에 신고했다.
강남서는 주차장에서 바로 보이는 3백m 거리.
김씨는 『경찰서 코앞 주차장서 대낮에 차털이를 당한다면 86·88 양 대회때 외국손님들이 어떻게 마음놓고 차를 주차하겠느냐』며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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