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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기는 영화」에 신물난 관객 몰려 참다운 삶과 사랑 계속 추구할 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이렇게까지 호응이 크리라곤 전혀 예상 못했읍니다. 그동안「벗기는 영화」에 신물난 관객들이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 얘기에 감동된 것 같습니다.』
첫번째 연출한 영화『겨울 나그네』로 한국영화 중 올 들어 가장 많은 25만명의 관객을 모은 신인 곽지균 감독(32)은 이 영화 한 편으로 성큼「일류 감독」으로 떠올랐다. 그는 또 올해 영평상 신인 감독상을 수상, 영광이 겹쳤다.『겨울나그네』는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14일부터는 코리아극장으로 옮겨 앙코르 상영된다.
누구나 젊은 날에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순수한 사랑을 잔잔하게 그린『겨울나그네』는 다른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짙은 에로장면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깨끗한」청춘멜러물이다.
벗기지 않아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곽 감독은 증명해 준 셈이다.『이 영화에서 추구한 주제는 바로 따뜻한 인간성의 회복입니다. 참다운 삵과 사랑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지요. 앞으로도 비록 소재와 형식은 다른 작품을 하더라도 이 주제를 살려나가려 합니다.』
『겨울나그네』는 다소 지루하고 느슨하다는 점을 지적받고 있다. 힘과 변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곽 감독 자신도 그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다음번엔 좀더 강한 터치와 다양한 테크닉을 보완하겠다고 밝힌다.
곽 감독은 서울예전대 영화과를 졸업한 뒤 임권택·배창호 감독의 조감독으로 8년 동안 일해 왔다. 임 감독의『깃발없는 기수』『만다라』,백 감독의『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깊고 푸른밤』등을 거들었다. 임 감독에게선 주제 파악의 힘을, 배 감독에게선 테크닉을 배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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