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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새누리당은 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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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호 1 면

? VIP독자 여러분,중앙SUNDAY 이정민 편집국장입니다.


? 처음엔 귀를 의심했습니다.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야당 단독으로 열었다니요. 야당 소속인 교문위원장이 추경안을 야당 단독으로 표결처리한데 반발해 새누리당이 인사 청문회를 보이콧한 겁니다. 어째 심상치 않다 싶더니 결국 사단이 나고 말았습니다. 정기국회 첫날인 1일,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 연설 내용을 문제삼으면서 본회의마저 보이콧하는 파행을 빚고 있습니다. 한밤중에 새누리당 의원 수십명이 국회의장실로 몰려가 사퇴를 요구하며 집기를 던지고 몸싸움까지 벌였다네요. 이 바람에 추경안 처리는 물건너갔고 가뜩이나 갈 길이 먼 정기국회에 무거운 무쇠안장 하나를 더 얹은 꼴이 됐습니다. 몸싸움,막말은 기본이고 해머에 쇠사슬 체인,최루탄까지 등장하면서 온갖 진기한 기록을 경신해온 대한민국 국회에 '집권당 국회 보이콧'이란 또 하나의 해괴한 기록을 더하고 있으니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와의 씨름을 겨우 피해나온 백성들은 다시 숨이 턱 막힐 지경입니다.?? 국회 파행의 1차적 책임은 정세균 의장에게 있습니다. 아무리 "국민의 목소리"라고 하지만 우병우 민정수석의 사퇴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의 책임을 지적하며 노골적으로 정부와 청와대를 비판한 건 새누리당을 자극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새누리당 반발을 짐작하지 못했을리 없는 정 의장이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연설로 정기국회의 문을 연 데는 뭔가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新여소야대 정국을 이끌어 가는 국회의장의 샅바싸움 정도로 넘길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 이상한 건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무지 의석 129석을 가진 집권당과는 거리가 먼, 실망스런 모습뿐입니다. 툭하면 회의장에서 퇴장하고 고함지르고 급기야 보이콧까지….불과 얼마전까지 습관적으로 되풀이해온 야당의 데자뷔를 보는 듯합니다.4월 총선에서 국민이 만들어준 新3당 체제는 새누리당의 운신을 제약합니다.18개 상임위 모두 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고 상당수의 상임위는 야당 출신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니 일방통행식 운영은 애초부터 불가능해졌습니다. 두 야당이 의기투합하면 새누리당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여소야대라는 달라진 환경 속에서 새누리당은 聯政이든,協治든 야당을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국회 운영전략을 짜나가야 했습니다. 거북하고 불편하고 느리게 가는 길이지만 집권당의 책임을 다하려면 하는 수 없는 것이지요. 어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몸싸움을 벌이는 건 '만년 야당'의 낡은 수법입니다. 그보다 본회의 발언등을 통해 정 의장 연설의 정파성과 부적절성을 따끔하게 지적하는 도량을 보였다면 어땠을까요. 집권당다운 성숙함을 보였다면 국회의장이 되레 뻘쭘해지지 않았을까요. ? 하지만 요즘 새누리당의 행태는 집권당의 책임보다는 특정 정파를 대변하는 세력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깁니다. 총선 패배이후 비대위 체제의 모습이 그랬고 당 대표등 지도부 선출 과정이 그랬고 우병우 정국속 정기국회에 임하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강경파의 목소리가 도드라지고 합리적 온건파의 주장은 강경론에 묻혀버립니다. 과거 그들이 손가락질하며 비난했던 야당의 행태를 고스란히 닮아가고 있으니 아이러니 아닌가요.?? "한번 잘못하면 실수지만,같은 잘못을 두번 되풀이하면 버릇이 되고 세번 되풀이하면 무능한 것"이란 말이 있습니다.요즘 새누리당에 딱 들어맞는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새누리당,저러다 야당되는 거 아냐" 하는 세간의 수군거림이 새누리당엔 들리지 않는 걸까요.


? 이번주 세계의 이목은 한반도 주변 강국의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총성없는 외교전'에 쏠리고 있습니다. 동방경제포럼 참석자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수직 상승하는 사드 갈등을 잠재우는 터닝 포인트가 될 지 지켜볼 일입니다. 또 G20가 열리는 중국 항저우에선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 미중 정상회담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시험과 사드 갈등,남중국해 영토 문제등을 둘러싸고 벌이는 G2 정상의 외교력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중앙SUNDAY는 특파원들의 현지 취재를 통해 국익을 놓고 다투는 외교 현장의 모습을 상세히 보도할 예정입니다.


? 각각 친박근혜당·친문재인당으로 '리모델링'을 마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심상찮은 기운이 돌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에선 김무성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나경원 의원,오세훈 전 시장이,더민주에선 김부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등이 워밍 업에 돌입했습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겠다며 기지재를 펴고 있는 비주류들의 속사정과 이미지 메이킹 전략은 무엇인지 중앙SUNDAY가 세세히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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