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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송광사 오불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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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로 반환되는 `송광사 오불도`.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송광사 오불도가 한국으로 돌아온다. 대한불교조계종 송광사는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소장된 ‘송광사 오불도’가 원소장처인 송광사로 반환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반환은 조계종과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의 반환 협의에 따른 것이다.

오불도가 미국으로 건너간 사연은 이렇다.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이 로버트 마티엘리(86)로부터 오불도는 기탁받은 건 2014년. 마티엘리는 60년대부터 30년 넘게 서울 등에서 미술 관련 일을 했다. 그는 70년대 초 안국동 골동품점을 구경하다 구겨진 오불도를 발견해 구입했다. 마티엘리는 표구사에 수리를 맡겼고 이를 미국으로 가져갔다.

문화재청은 2014년 포틀랜드박물관에서 오불도를 확인했다. 도난 불화인 것을 확인한 문화재청과 조계종은 오불도가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포틀랜드박물관과 소장자인 마티엘리를 설득했다. 문화재청은 올해 12월까지 포틀랜드박물관에서 오불도 특별전과 심포지엄을 개최한 후 내년 상반기 한국으로 오불도를 가져올 계획이다.

오불도는 ‘오심삼불도’ 중 하나로 ‘관약왕약상이보살경(觀藥王藥上二菩薩經)’을 근본 경전으로 조성한 불화다. 송광사를 비롯한 일부 사찰에만 전하는 귀중한 불교그림이다. 송광사 불조전에 소장된 ‘오십삼불도(1725)’는 ‘칠불도’(1폭), ‘구불도’(2폭), ‘십삼불도’(2폭), ‘오불도’(2폭) 등 총 7폭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오불도 2폭이 도난당해 5폭만 남아 있다. 도둑맞은 오불도 2폭은 1999년 조계종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 수록(104쪽)돼 있다. 포틀랜드박물관 소장 오불도는 송광사 불조전 왼쪽 출입문 벽에 있던 것이다. 오른쪽 출입문의 나머지 오불도 1폭은 소재를 알 수 없다.

강기헌 기자, 뉴시스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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