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0.4% ‘16개월 만에 최저’…추석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는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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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1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66으로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해 0.4% 올랐다. 7월 0.7%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 달 만에 0.3%포인트 하락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0.4%)은 올 들어 최저일 뿐 아니라 2015년 4월(0.4%) 이후 가장 낮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8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와 비교해 0.4% 상승에 그쳤는데 저유가의 영향으로 석유류, 도시가스, 전기료 등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내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폭염으로 한국전력에서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한 영향이다. 기획재정부는 ‘소비자물가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는 전기요금 인하라는 한시적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며 “품목별로 전기ㆍ수도ㆍ가스 물가 상승률이 7월 -3.9%(전년 동월비)에서 8월 -12.6%로, 하락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전했다.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가라앉은 것을 두고 전기요금 탓만 할 순 없다. 가격 등락이 큰 농산물ㆍ석유류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1.1%로 7월 1.6%와 비교해 0.5%포인트 급락하며 1% 선에 근접했다.

그러나 서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0%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는 거리가 있다. 생활과 밀접한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불안한 탓이다. 8월 신선식품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2.8% 올랐다. 6월(-1.7%)과 7월(-0.4%) 하락했던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은 폭염과 그에 따른 농축산물 공급 감소로 인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배추(전년 동월 대비 58%), 풋고추(30.9%), 마늘(17.5%), 국산 쇠고기(13.7%) 등 값이 크게 상승하며 추석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오른 전셋값(3.5%), 하수도료(16.1%)도 체감 물가를 높였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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