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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유명 레스토랑, 무슬림 내쫓아…“똘레랑스 후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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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여성에게 서빙을 거부한 프랑스 파리 근교의 `르 세나클` 레스토랑

프랑스가 무슬림을 둘러싼 잇따른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무슬림 수영복 ‘부르키니’ 금지에 이어 파리 유명 레스토랑에서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에게 서빙을 거부한 영상이 공개되면서다. ‘이슬람 포비아(이슬람 혐오)’가 확산되면서 프랑스의 전통인 ‘톨레랑스(관용)’가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BBC와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은 파리 근교의 유명 레스토랑인 ‘르 세나클’의 주인이 27일 저녁 가게를 방문한 두 명의 무슬림 여성들을 ‘테러리스트’로 지목하며 서빙을 거부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르 세나클은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식당이다.

SNS와 유투브에 공개된 영상에는 레스토랑 주인이 무슬림 여성들을 향해 ”테러리스트는 무슬림이며 모든 무슬림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무슬림 여성이 ”인종차별주의자에게 서빙을 받기 싫다”고 말하자 레스토랑 주인은 ”인종차별주의자는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당장 나가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고스란히 찍혔다.

영상이 빠른속도로 SNS를 통해 퍼지면서 ”세나클(레스토랑)에서 일어난 일은 정말 구역질 난다“는 등의 댓글이 달리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레스토랑 주인은 곧바로 ”친구가 지난해 파리 테러로 사망했는데 히잡을 쓴 여성들을 본 순간 그 장면이 뒤섞여 버렸다. 사람들에게 실수를 저질렀다”고 사과했지만 네티즌들의 분노는 가라 앉지 않았다.

결국 로랑스 로시뇰 프랑스 여성인권부장관까지 나서 “비관용적인 모습이 나타난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 범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인디펜던트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부르키니 착용 금지 파문 이후 커지고 있는 이슬람 혐오 정서가 사회 다른 분야로 확대횔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프랑스 최고법원이 지난 26일 무슬림 전신 수영복인 부르키니 착용 금지 조치에 대해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중지 결정을 내렸지만 부르키니 금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니스, 칸 등 프랑스 주요도시 20여곳은 여전히 부르키니 금지 조치를 해제할 움직임이 없는 상태라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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